[여군 창설 60주년] “전쟁기념관에 여군실 마련해 여군들 활동상 알리고 싶었죠”
입력 2010-09-05 18:44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원해 전선으로 달려갔던 여군들의 활동상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지난달 3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 여군전시실이 문을 열었다. 전시실 개원에 큰 역할을 했던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은 31일 “여군들의 소중한 자료들이 빛을 보지 못한 채 묻혀 있는 게 안타까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여군 대령으로 예편한 김 의원이 여군전시실 마련에 발 벗고 나선 것은 2008년. 3년 전 여군발전단이 해체되면서 관련 자료가 전쟁기념관 지하 창고에 보관돼 있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김 의원은 예산을 확보하고, 전쟁기념관 측과 함께 여군 선배들이 보관하고 있는 자료를 모았다.
전쟁기념관 3층 한쪽에 자리 잡은 여군전시실에는 여자의용군교육대가 남자 군복을 줄여 사용했던 전투복, 6·25전쟁 초기 소녀병으로 해병대에 입대한 문인순씨의 해군 모자와 16살 소녀의 앳된 모습이 담긴 사진, 54년부터 60년대 초까지 여군이 사용했던 핸드백, 화장품 등이 전시돼 있다.
김 의원은 여군단장 시절이던 90년 여군병과를 해체했다. 당시 여군은 역할이 제한돼 있었다. 김 의원은 보병을 비롯해 병참, 항공, 군수 등 다양한 병과에서 남자 군인들과 실력을 겨루지 않는 한 여군이 발전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의원은 “울타리가 없어진데 대해 불안하다는 시각도 초기에 있었지만 이제는 각 병과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후배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