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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일보
[아침의 시] 흉작
입력
2010-09-05 19:02
이덕규(1961~ )
쌀 한 톨이라도 축내면 그만큼 사람이 굶는다
알곡 고스란히 내놓은 껍질 쭉정이 검불들
싹싹 쓸어 비운 마당에 서면
먼지 한 톨조차 말끔히 불어간 바람 끝 허공이 한 닷새 굶은 위장처럼 말갛다
가을걷이 끝나자마자
서둘러 빈손으로 떠난, 오직 사람 아닌 것들의 안부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