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영상업체 ‘커너그룹’ CEO 에릭 에드메데스 “한번 체험하면 평면 영상 못 봐… 3D 대중화 확신”
입력 2010-09-05 18:56
3일 막을 내린 ‘국제콘텐츠컨퍼런스(DICON2010)’의 주제 중 하나는 3D영상이었다. 지난달 30일부터 닷새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의 콘텐츠 컨퍼런스에는 세계 각국의 방송·영상 산업 관계자 1200여 명이 찾아 3D영상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특히 미국 헐리우드 3D영상 제작 전문업체인 ‘커너 그룹(Kerner Group)’의 CEO 에릭 에드메데스(40)가 맡은 ‘3D영상기법’ 워크숍은 전체 200여 좌석을 꽉 채우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 회사는 ‘트랜스포머’ ‘캐리비안의 해적’ 등 블록버스터 영화의 특수영상을 제작했다.
지난 1일 행사장에서 만난 에릭 에드메데스는 “미국은 최근 HD 고화질 TV로 인한 ‘영상 혁명’을 막 지난 터여서 3DTV에 대해 다소 시큰둥하다. 하지만 한국은 3DTV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고, 국가적으로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놀라워했다.
실제로 정부는 향후 3년간 3D 콘텐츠 육성에 5000억원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지상파 방송사들도 3D콘텐츠 제작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한 상태. 하지만 일각에선 지상파 채널이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은 3D영상을 제작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에드메데스 회장은 이를 “신기술에 대한 저항”으로 표현했다.
“컬러TV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같은 논란이 일었어요. 패션, 스포츠나 만화만 컬러로 만들지 뉴스나 코미디에도 필요가 있냐는 거지요. 유성영화가 출시됐을 때도 마찬가지였죠. 모든 신기술의 등장에는 그 움직임을 제어하려는 목소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가 3D영상의 대중화를 확신하는 이유는 단순하지만 명쾌했다. “인간은 보다 더 풍미있는 경험을 좇습니다. 전보다 더 감각적이고 생생한 체험을 한 후에는 과거에 만족하기가 쉽지가 않아요. 기술의 역사가 이를 증명하지 않습니까?”
3D영상에 대한 뜨거운 관심에 비해 실제 국내에서 제작되는 3D 콘텐츠는 부족한 편이다. 이 때문에 3D영상을 방영하는 3DTV의 판매도 주춤하다.
“미국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결국 콘텐츠 제작과 3DTV의 보급화는 닭이냐 달걀이냐의 문제예요. 볼 게 없으니 TV도 사지 않겠지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3D영화가 매우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니 케이블 채널에서 3D영화를 틀 것입니다. 3D로 촬영된 스포츠도 3DTV 구매를 촉진할 것입니다. 3D 콘텐츠가 늘어나면 3DTV가 보급될 것이고, 3DTV가 대중화되니 3D 콘텐츠가 더욱 늘겠지요.”
에드메데스 회장은 “우리는 이미 성인이지만, 우리의 잠재적 고객인 아이들은 3D영상을 굉장히 좋아한다. 방송사는 미래의 시청자가 누구인지 파악해야 한다”면서 “10∼20년 후 방송과 영화를 볼 사람들은 그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