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섭 전 여수시장, 민주당 주승용 의원에게 6000만원 줬다
입력 2010-09-04 00:04
재임 기간 10억원의 뇌물을 받아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오현섭(60) 전 여수시장이 민주당 주승용 의원에게 수천만원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3일 “오 전 시장이 지난 5월 주 의원 측근에게 수천만원을 줬다고 진술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5월 22일과 23일 각각 5000만원, 1000만원을 다른 사람을 통해 주 의원 측에 전달했다. 경찰은 조만간 주 의원을 소환, 자금의 용도와 사용처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여수가 지역구인 주 의원은 이에 대해 “지역에 그런 소문이 있어 지역 사무실 사무국장에게 3∼4일 전에 물어보니 ‘받아서 썼다’고 하더라”며 “공천헌금처럼 비춰질 수 있는데 (공천이 끝난) 6·2 지방선거 얼마 전 일이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경찰 소환 통보를 아직 받지는 않았지만 통보가 오면 당당히 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야간경관 시공업체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지난달 21일 구속됐다. 구속 이후 오 전 시장은 여수시에 이순신광장 조성사업을 추진하며 건설업체로부터 공사 수주 대가로 8억원을 받은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다. 앞서 오 전 시장은 뇌물수수 의혹이 불거져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6월 말 자신의 퇴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은 채 두 달 가까이 도피행각을 벌이다 지난달 18일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오 전 시장이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자금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하고 돈의 흐름을 쫓고 있다.
박지훈 강주화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