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옥한흠 두 영적 거인의 만남
입력 2010-09-03 21:54
[미션라이프] 3일 오후 6시40분.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두 영적 거인이 서로 대면했다. 한명은 칠순의 나이에도 대성통곡을 하며 눈물을 흘렸고, 한명은 영정 사진 속에서 밝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먼저가면 어떻게 합니까. 옥한흠 목사님. 흑흑.”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대만 목회자 성회를 마치고 오후 4시4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차를 곧바로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그의 탄식은 몇 번이고 이어졌다. 의외였다. 세계적인 영적 지도자로 추앙받는 조 목사가 그렇게 큰 소리로 통곡하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평소 온화한 이미지에선 결코 찾아보지 못할 일이었다. 그는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은 뒤 하얀 국화 한 송이를 영정 앞에 다소곳이 놓았다. 그리곤 김영순 사모와 장남 성호 씨와 둘째 승훈 씨의 손을 꼬옥 잡았다.
사실 두 사람은 한국교회가 세계교회 앞에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대표적인 목회자다. 조 목사는 오중복음 삼중축복, 4차원의 영적세계로 오순절 운동을 일으킨 세계적인 성령운동가다. 옥 목사는 제자훈련을 통해 그 영향력을 한국교회는 물론 세계교회에 끼친 훈련가다. 한사람은 기도운동과 신유은사 구역조직으로, 한 사람은 제자훈련과 순모임으로 폭발적인 교회성장을 경험했다. 두 사람 모두 ‘예수에 미친 광인(狂人)’으로 복음의 DNA를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식시킨 장본인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이영훈 목사와 오정현 목사에게 성공적으로 리더십을 이양한 것도 비슷하다.
조 목사는 마이크를 잡고 지그시 눈을 감은 채 조용한 목소리로 기도했다. “하나님 아버지, 정말 옥 목사님은 이 땅에서 아버지 하나님을 신실하게 섬기기 위해 노력했던 위대한 종입니다. 같은 목회자이지만 정말 따라갈 수 없는 삶을 살았던 위대한 종입니다.”
영적 거인은 또 하나의 거인이 청렴하면서도 대쪽같은 목회를 펼치고 있다는 소문을 분명 들었을 것이다. “좋으신 하나님, 하나님 아버지가 옥 목사를 크게 사용하셔서 우리 한국교회의 애달픈 영혼들을 돌봐 주셨습니다. 그는 모든 환경을 탁월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는 정말 한국교회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조 목사는 옥 목사 역시 자신처럼 성령충만을 간절히 사모하는, 어쩔 수 없는 주님의 종이었음을 떠올렸다. 1978년 서울 강남에서 목회를 시작하고 성장세를 거듭한 옥 목사는 1958년 성령의 강력한 기름부음으로 여의도에서 세계 최대의 교회를 이룩한 선배 목회자인 자신을 찾았을 터이다.
“주님, 참으로 훌륭하고 겸손했던 그는 저의 사무실에 찾아와서 무릎을 꿇고 성령충만으로 안수해달라며 원했습니다. 그의 그리스도를 향한 뜨거운 열망을 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그를 통해 사랑의교회를 세우셨고, 그를 통해 한국교회와 온 세계에 거룩한 영향력을 끼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영적 거인의 간구는 축복과 위로, 감사로 마무리됐다. “내 아버지 하나님, 우리 옥 목사님 사모님과 자녀들을 축복하시고 위로하여 주소서.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님과 동료 목사님을 위로하소서. 그를 통해 주신 모든 축복과 은혜를 누리고 나누며, 전하는 우리 되게 하소서. 이제 하나님께서 은혜 충만한 장례식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글.사진=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