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국에 방치한 화학무기 소각 나서
입력 2010-09-03 18:57
일본이 2차대전 당시 중국에서 철수할 때 방치한 화학무기 4만7000여개에 대한 소각 작업이 10월부터 난징(南京)에서 시작된다.
중국과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난징에서 중국에 방치된 일본의 화학무기 처리와 관련해 회담을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법제만보가 3일 보도했다.
일본 측 대표인 히라오카 히데오 내각부 부(副)대신은 “중국에 방치된 화학무기에 대한 발굴회수 과정이 소각 과정으로 진입하게 됐다”며 “양국 간에 지속적으로 이뤄진 협상의 결과로, 일본 정부는 처리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중국 측 대표인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부부장은 “일본이 중국에 방치한 화학무기는 일본 군국주의가 중국 침략기간 범한 엄중한 죄 가운데 하나”라며 “일본 측이 방치된 화학무기들을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철저히 소각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화학무기 소각은 10월부터 1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일본군은 2차대전 기간 중국 각지에서 독가스탄과 혈액탄 등 화학무기를 무차별적으로 사용, 중국 군민 20만여명이 피해를 입었다. 확실한 화학무기 사용 시간 및 지점, 피해 정황이 확인된 것만 1241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군은 패전 후 쓰다 남은 화학무기를 동북 지방을 비롯해 화동, 화중, 화남 지방에 대량 폐기했다. 특히 지린(吉林)성에는 일본군이 버린 화학무기의 90%에 달하는 30만∼40만개가 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측 화학무기 수거 전문가와 중국 관계자들은 2000년 12월부터 중국 전역에 방치된 화학무기 수거 작업을 벌여 지난해 말까지 15개 성, 58곳에서 화학폭탄 등 무기를 찾아냈다.
앞서 2003년 4월 헤이룽장(黑龍江)성 치치하얼(齊齊哈爾)의 한 건설 현장에서는 일본군이 버린 화학무기에서 겨자가스가 새어 나와 주민 1명이 숨지고 40명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치치하얼에서는 지난달에도 일본군의 옛 화학폭탄 400여개가 발견됐다.
중국과 일본 정부는 1999년 ‘중국 내 일본이 방치한 화학무기 소각 비망록’에 서명한 뒤 지속적인 교섭을 벌여 중국에 방치된 화학무기 수거와 중국 내 소각 작업을 실시키로 합의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