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퇴직 광부, 4년간 앞마당 파 지하에 주거공간 만들어

입력 2010-09-03 18:57


중국의 한 퇴직 광부가 주택가격 급등을 피해 집 앞마당 땅을 파고 지하에 주거공간을 만들어 화제다.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에 사는 천신녠(64·陳新年)씨는 지난 4년 동안 지하 6m를 파고들어가 거실 등 50㎡의 주거공간을 완성했다고 허난신문망이 3일 보도했다.

광부로 정년퇴직한 천씨는 시내 외곽 판잣집에서 어렵게 살았다고 한다. 주변 땅값이 ㎡당 5000위안(86만4000원)이나 되기 때문에 별도로 주택을 마련할 길도 없었다.

천씨는 생각 끝에 4년 전 아내와 딸에게 좋은 주거공간을 직접 만들어주기로 결심하고 매일 평균 4∼5시간씩 앞마당을 파기 시작했다. 그리고 4년 만에 드디어 잠을 자고 음식도 만들 수 있는 별도의 주거공간을 완성했다.

지하 주거공간은 광부의 경험을 살려 탄광표준에 의해 설계했다고 천씨는 밝혔다. 공기흐름에 문제가 없고,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건축됐다는 것. 시멘트로 된 계단을 통해 2m 정도의 갱도를 따라 내려가면 우선 10㎡ 되는 거실이 있고, 이어 침실이 나온다.

천씨 가족은 이곳에서 춤도 추고 음식도 만든다. 바깥 온도는 25도를 넘나들고 있지만 이곳은 19도로 비교적 선선하다.

천씨는 “우리의 지하 집은 규모 8의 지진에도 끄덕 없다”면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해 생활하기도 좋다”고 말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