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원유 시추시설서 또 화재

입력 2010-09-03 18:59

미국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2일 오전 10시20분쯤(현지시간) 멕시코만 해상의 원유 시추시설 ‘버밀리언 380’에서 또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첫 보도는 해안경비대 관계자 등의 보고를 인용, 시추시설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고, 유정(油井)에서 원유가 새 나와 수면 위에 약 30m 폭의 기름띠가 160m 정도 발견됐다는 것이었다.

해안경비대와 관련 부서에는 즉각 비상이 걸렸다. 헬기 7대와 항공기 2대 및 쾌속정 3척이 현장에 급파돼 인명 구조와 화재 진압 작업을 펼쳤다. 시추시설에서 작업하고 있던 근로자 13명은 즉시 바다로 뛰어들었으며, 1명만 경미한 부상을 입은 채 모두 구조됐다.

상황이 정리되면서 시추시설 소유회사인 ‘마리너 에너지’는 “폭발 사고가 아니라 7개 유정 중 한 곳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화재 원인은 즉각 밝혀지지 않았다. 해안경비대 관계자도 “기름띠가 발견되지 않았다. 아직 조사 중이지만 새는 유정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악관도 이례적으로 민첩하게 반응했다.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은 사고가 나자마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사고 당시 백악관에서 국가안보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있었다”면서 “원유 유출이 있었다면 즉각 대처할 대응팀이 확보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최악의 환경 참사로 이어진 BP 원유 유출 사고에 대해 대응을 잘못했다는 강력한 비판에 시달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화재 발생 직후 회사 측에 의해 7개 유정이 모두 봉쇄됐다고 확인했다. 이번 사고 현장은 BP 원유 유출 사고 지점으로부터 서쪽으로 320㎞ 정도 떨어진 곳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