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국민총소득 5.4% 증가… 한은, 2분기 잠정치 발표

입력 2010-09-03 21:13


생산은 늘고 있는데, 소득은 제자리다. 한국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경기 지표상 순항하고 있는데도 체감 경기가 싸늘한 이유다.

한국은행은 2분기(4∼6월)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1분기보다 0.5%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에 비해 1.4% 늘었다. 전 분기 대비 GDP 증가율이 GNI 증가율보다 0.9% 포인트 높다. 국민의 실질 소득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 ‘순항’…체감은 ‘글쎄’=한은이 이날 발표한 ‘2010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NI는 249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증가폭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최저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5.4% 증가했다.

반면 2분기 실질 GDP는 259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4% 늘었다. 1분기(2.1%)보다 증가폭이 둔화되긴 했지만 최근 6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7.2% 증가했다.

GDP 성장률과 GNI 성장률 간 차이는 지난 1분기에는 1.1% 포인트, 이번 2분기엔 0.9% 포인트 등 1% 포인트 안팎으로 벌어져 있다. 결국 이 차이가 한국 경제성장률은 나아지고 있는데도 국민의 경기 회복 체감온도가 낮은 이유를 설명해준다.

한은 관계자는 “GNI 증가폭이 둔화되는 것은 최근 수입물가가 큰 폭으로 뛰면서 교역조건이 악화돼 실질 무역 손실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라며 “수입물가 급등분이 국내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돼 국민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성장률이 5.2%로 1분기(4.2%)보다 높아졌다. 설비투자는 1분기(2.4%)를 크게 웃돌며 9.1% 증가했고 민간소비는 0.8% 늘어났다. 수출 역시 7.0% 증가해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됐다. 그러나 건설업 성장률은 1분기 1.9%에서 2분기 -0.9%로,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크게 악화됐다.

◇기준금리 인상할까=1분기에 비해 2분기 성장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한은은 올해 우리 경제가 연간 6%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9일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주목된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지난 7월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후 지난달엔 동결로 한 템포 쉬었기 때문이다.

또 최근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는 점도 금리 인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물가안정대책과 함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본다”며 0.25% 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다만 수출 의존국인 우리 경제로서는 미국 경제 둔화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