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곡물 수출 금지 연장

입력 2010-09-03 18:58

올 연말까지로 예정돼 있던 러시아의 곡물 수출 중단조치가 내년 하반기로 연장됐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2일(현지시간) 막대한 피해를 내고 겨우 진화됐던 산불이 남부에서 또다시 발생함에 따라 곡물 수출 중단 조치를 내년까지 연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푸틴 총리는 이날 TV로 방영된 내각회의에서 “곡물 수출금지 조치의 재검토는 내년도 수확량 전망이 나온 뒤가 될 것”이라고 밝혀 금수조치가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푸틴 총리는 또 “곡물 정책에 큰 변동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수출금지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시장에 불필요한 동요를 일으키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3대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는 올해 극심한 가뭄과 폭염으로 대형 산불사태가 발생했고 여름작물의 작황은 예년의 4분의 1이나 줄었다. 이에 따라 푸틴 총리는 지난달 초 곡물 수출을 중지한다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밀과 밀가루, 보리, 호밀, 옥수수 등이 수출금지 곡물로 지정됐다.

러시아의 수출금지 조치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제 곡물가 상승 우려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곡물가 급등이 현실화될 경우 2007∼2008년 방글라데시, 아이티 등 저개발국가에서 일어난 식량폭동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한 전문가는 “2년 가까운 기간 동안 러시아산 곡물이 국제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다면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FT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