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大룰 놓고… 민주 ‘빅3’ 수싸움 가열

입력 2010-09-03 21:11

손학규 “차기 대표 임기 총선까지 보장”-정세균 “줄세우기 의도” 반박

민주당 전당대회 룰이 확정되는 당무위원회(6일)를 앞두고 이른바 ‘빅3 주자’로 불리는 정세균·정동영·손학규 캠프의 막판 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먼저 승부수를 던진 쪽은 손학규 전 대표다. 손 전 대표는 3일 전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당 대표는 (2012년) 총선을 책임 있게 치르고, 그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10·3 전대’에서 선출된 대표의 임기를 2012년 총선까지 보장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는 정동영 상임고문 측과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이다. 손 전 대표 측은 이 제안이 수용된다면 대표·최고위원을 분리해서 뽑는 단일지도체제를 고집하지 않고 정 고문 등이 요구하는 집단지도체제도 수용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공천권+집단지도체제+대의원투표·당원투표·여론조사 혼합’이란 절충안을 매개로 손학규-정동영 측이 전략적 제휴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정세균 전 대표 측은 손 전 대표의 제안은 차기 대표가 2012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으로 의원들을 줄 세워 대선후보가 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인천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당 대표가 당권을 토대로 여세를 몰아 대권 행보를 하면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의 룰이 어느 특정인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지 않다”며 “룰을 자주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와 당내 486그룹은 ‘신진세력의 지도부 진입’이 용이한 현행 단일성 집단지도체제가 낫다는 생각이다.

이처럼 전대 룰을 놓고 빅3의 힘겨루기가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최고위원 출마를 준비 중인 이인영 전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만기 이후의 씨름이 하향세인 이유는 기술씨름이 사라지고 무게 늘리기와 밀어내기 그리고 샅바싸움만 많이 해서 그렇다”며 “민주당 전당대회도 가치는 실종되고 룰 싸움(샅바싸움)과 지역위원장을 자기사람으로 심기 위한 무게 늘리기만 한창”이라고 비판했다.

당권 도전에 나선 천정배 의원 역시 당 조직강화특위의 지역위원장 후보 추천이 계파별 나눠먹기식으로 이뤄졌다는 비판이 일자 블로그를 통해 “지역 대의원의 지역위원장 선출권한을 무시한다면 민주당은 민주 정당으로서의 존립 근거를 잃고 나치당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한장희 강주화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