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반발력 큰 새 공인구 영향… 서브에이스 세트당 2개

입력 2010-09-03 18:13

서브는 현대 구기종목에서 공격의 시작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구부터 공격적인 서브를 넣어야 한다. 원래의 뜻처럼 얌전하게 상대에 넘겨줬다가는 상대의 거친 반격에 시달려야 한다. 배구에서 스파이크 서브가 보편화된 것은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수원에서 열리고 있는 수원·IBK 기업은행컵 프로배구대회는 서브가 경기의 큰 변수가 되고 있다. 바로 새로운 공인구 때문이다. 이번에 처음 채택된 공인구는 천연고무와 합성고무를 섞어 탄성을 높였고 골프공의 딤플처럼 작은 홈으로 표면처리해 반발력을 높였다. 이 때문에 축구공 자블라니처럼 볼 궤적의 변화가 기존 볼과 달라 선수들이 실수하기 십상이다. 실제로 무회전 볼의 경우 갑자기 선수 앞에서 뚝 떨어지는가 하면 아웃될 볼도 인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서브에이스가 어느 대회보다 많이 나오고 있다.

지난 시즌 V리그 꼴찌팀 도로공사는 새 공인구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가장 덕을 본 케이스. 도로공사는 이번 대회서 4게임을 치르면서 무려 39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지난 V리그 28게임서 기록한 서브에이스가 99개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세트당 개수로 보면 V리그에서 0.943개인데 비해 이번 대회서는 2.052개로 배이상 많은 개수이다.

이같은 강서브를 바탕으로 도로공사는 흥국생명에게 한 번 패했을 뿐 현대건설, GS칼텍스, KT&G 등 V리그 상위팀들을 모두 잡아 이번 대회 돌풍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일 열린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KT&G와의 준결리그서는 여자팀으로 경이로운 개수인 무려 14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3대 1로 승리, 배구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패한 KT&G는 단 2개에 그쳤다. 이번 대회 도로공사의 성적을 보면 서브에이스가 상대보다 많았던 경기는 반드시 이겼다.

도로공사는 원래 서브가 강한 팀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 V리그에서는 흥국생명, 현대건설에 이어 프로 5개팀 중 3위였다.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어창선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실패를 두려워말고 강한 스파이크를 때리라고 주문했고 이것이 새 공인구의 특성과 맞아 떨어지며 호성적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