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과학이야기] 포스코가 나선 ‘인공광합성’ 연구

입력 2010-09-03 17:31


철강산업이 ‘본업’인 포스코가 최근 인공광합성 기술 상용화 연구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에 뛰어들었다. 포스코는 지난달 말 서강대 인공광합성연구센터(센터장 윤경병 자연과학부 교수)와 공동 연구를 위한 산학협력 협약식을 가졌다. 서강대는 지난해 말 10년간 500억원의 정부 지원을 받아 국내 최초로 인공광합성연구센터를 문 열었다. 포스텍 이재성, 한양대 강용수, KAIST 강정구 교수 등 국내 내로라하는 전문가 100여명이 연구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식물은 햇빛을 이용, 이산화탄소와 물을 갖고 생장에 필요한 녹말(포도당)과 산소를 만드는 생화학 반응인 광합성을 한다. 광합성 과정은 반응 전의 이산화탄소와 물 보다는 반응 후의 물질인 포도당과 산소가 더 많은 에너지를 갖는다.

인공 광합성 기술은 식물의 고유 기능인 광합성을 모방해 유용한 에너지원을 얻고자하는 것이다. 이산화탄소와 물, 햇빛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산소와 수소, 액체연료(메탄올)를 생산하는 게 자연 광합성과 다르다. 포스코는 이 연구를 통해 철강제련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재사용함으로써 대기 오염과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에너지 부족 상황에 대처할 새로운 성장 동력도 찾아보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의 인공광합성 연구 지원은 정준양 회장의 뜻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광합성 관련 연구는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독일 율리히연구센터는 태양광과 테트라루테늄 착화물이라는 촉매를 이용해 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인공 광합성은 물 분자를 분해시켜 산소 배출과 함께 수소 양성자와 전자를 얻어낸 후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켜 수소와 메탄올을 얻는 화학공정이 핵심이다. 또 수소 양성자를 이용해 수소 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면 맹물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만들 수도 있다. 윤 교수는 “다만 나노 및 마이크로 입자를 3차원 어셈블리(조합)해 수소 양성자와 전자를 운반하는 수송체계 기술을 완성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인공광합성을 이용한 태양 에너지 활용법은 태양전지보다 장점이 많다. 태양전지는 저장이 어렵고 전지에 전기를 저장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자동차 산업은 물론 선박과 항공기에서 널리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메탄올은 기존 자동차 연료 주입 장치를 약간만 수정하면 당장 자동차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윤 교수는 “햇빛에너지 100을 통해 만드는 액체연료 에너지가 3인 3%대의 효율만 실현하면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면서 “인공 광합성은 새로운 태양 에너지 활용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