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강력 허리케인 비상… ‘얼’ 동부해안 접근

입력 2010-09-03 00:57

미국도 폭풍으로 비상이다. 허리케인 ‘얼(Earl)’이 2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등 미 동부해안에 접근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지방정부에 재난방지 대책을 주문했다.

허리케인 얼의 위력은 2005년 미 최악의 참사를 빚은 카트리나보다 더 강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캐리비언해 연안 국가에 1억5000만 달러의 피해를 입힌 얼은 초속 60m의 강력한 바람으로 높이 15m의 파도를 일으키며 미국에 상륙했다. 2일 한국을 강타한 태풍 곤파스는 초속 22m였으니 3배 더 센 셈이다.

미 허리케인센터는 허리케인 얼이 동부해안을 스쳐지나가면서 세력이 약해져 주말쯤 북동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때 3급으로 약화됐던 허리케인 얼이 2일 새벽부터 4급으로 더 강해졌기 때문이다.

재난 당국은 전날 허리케인에 가장 근접한 노스캐롤라이나주 오크라코크섬 주민 800명과 관광객 수천명을 대피시켰다. 이 섬은 다리가 없어 배로만 육지와 오갈 수 있는 곳이다.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매릴랜드는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뉴저지와 사우스저지 등 동부 해안지역에도 수영 금지령을 내렸다.

일간 발티모어선은 해안지역에선 경찰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민 대피 훈련을 실시하는 등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대부분의 주민들이 거센 바람 속에서 선박을 대피시키느라 분주한 가운데 일부 어선들은 출항을 강행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허리케인 얼이 직접 미 대륙에 상륙하지 않더라도 해안가에는 높은 파도와 거센 바람으로 큰 피해가 있을 수 있다”며 “노동절(9월 첫 월요일) 휴일이 낀 주말이 겹쳐 혼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