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이영택 “제2의 배구인생 신나요”

입력 2010-09-02 21:45

2009-2010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가 열린 지난 4월 초.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을 맞아 그 어느 해보다 챔피언결정전 진출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3전 전패. 대한항공은 4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관문을 넘어서지 못했다. 패인은 바로 센터 진상헌, 김형우의 갑작스런 부상 때문이었다. 대한항공은 당시 궁여지책으로 외국인 공격수 레안드로(2m8)를 센터로 돌리는 등 안간힘을 썼으나 현대캐피탈 센터 이선규 하경민의 빠른 속공을 막는데 실패했다.

챔피언결정전을 눈앞에 두고 통한의 고배를 마신 신영철 감독이 시즌 후 가장 먼저 센터 보강에 나선 것은 당연할 수순. 멀리서 찾을 것도 없었다. 바로 1년전인 2008-2009시즌 직후 은퇴해 대한항공 전력분석원으로 일하는 이영택(33·2m2·사진)이 있었다. 9년간 대한항공의 주전 센터였던 그의 복귀는 이렇게 이뤄졌다.

“감독님이 지나가는 말로 복귀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습니다. 지난해 결혼한 아내와 갓 태어난 아들 그리고 장모님에게 배구선수로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는 지난 4개월간 혹독한 훈련을 견디면서 무려 14㎏을 감량했다. 전성기때의 체중인 92㎏까지 줄였다. 마침내 1년여의 공백을 딛고 투입된 지난 달 31일 수원·IBK 기업은행 프로배구대회 삼성화재전.

“경기를 앞두고 밤잠을 설치는 등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경기를 하니까 곧 예전의 경기감각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경기서 그는 후배 센터 진상헌과 함께 호흡을 맞춰 블로킹 4개를 포함, 10점을 기록하며 팀의 3대 1 승리에 큰 보탬이 됐다. 1일 열린 우리캐피탈전에서도 블로킹 5개를 포함해 13점을 따내 팀을 A조 선두로 이끌었다.

이영택은 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준결리그에서도 B조 1위 LIG손해보험을 맞아 4세트 줄곧 기용되며 8점을 기록, 팀의 3대 1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승부의 고비가 된 3세트 23-21에서 이경수의 강타를 가로막아 승부에 쐐기를 박는 블로킹을 성공시켰다.

한편 여자부서는 도로공사가 KT&G를 3대 1로 누르고 2승1패를 기록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