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강성종 체포동의안 통과… 제눈의 들보 뽑아낸 한나라 野에도 ‘康펀치’
입력 2010-09-02 20:55
민주당 강성종 의원 체포동의안이 우여곡절 끝에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민주당은 ‘울며 겨자 먹기’로 표결에 임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일부 이탈표가 있었지만, ‘동료애’를 발휘한 무더기 반대표는 나오지 않았다. 국회 인사 청문회의 검증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등이 낙마하고, 연일 청와대가 ‘공정한 사회’를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여당은 물론 야당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자유투표로 표결 참석=본회의는 한나라당의 단독 소집 요구로 열렸다. 전날 김무성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 172명 전원 명의로 본회의 개최 요구서를 국회 의사과에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오전 9시 의총을 열고 “강 의원 본인이 입장을 정리하고 민주당 의원들도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3일 여야 합의로 본회의를 열면 자유투표로 임하겠다는 입장을 여당에 전달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날 처리를 주장하며 완강히 버텼다. 민주당은 결국 오전 11시 의총에서 입장을 선회, 의원 개개인이 자유투표하기로 결정했다.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비난 여론을 의식,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강성종, 동정론으로 호소=강 의원은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가족사를 밝히며 동료 의원들의 감정에 호소했다. 그는 신흥학원 재단이사장으로 교비와 국고보조금 등에서 80여억원을 횡령했다는 혐의와 관련, “3년간 몸에 호스를 꽂고 암투병한 집사람과 4년 전에 사별했고, (사별한 전처의) 남동생에게 세비, 통장, 보험료, 부의금까지 모든 것을 맡겼다”며 “그 기간동안 제 재산이 증식된 게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가족 문제라 누구한테도 말을 못했는데 지난해 재혼하면서 처남의 마음이 떠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불행한 가족사로 인해 이번 수사가 불거졌다는 해명이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질의에 나서 “강 의원의 부인이 지금 만삭이다. 곧 아기가 태어난다”며 체포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져달라고 부탁했다.
◇여당 일부 이탈표=체포동의안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실시돼 1시간4분 만에 가결됐다. 표결 결과 찬성은 131표, 반대 95표로 집계됐다. 반대표 이외에 기권 4표, 무효 4표까지 합치면 103표가 사실상 체포에 동의하지 않은 셈이다. 한나라당 의원이 135명, 민주당 의원 61명이 표결에 참석했다. 민주당 전원이 반대했고,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은 당론 찬성 입장을 밝혔던 점에 비춰보면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 등에서 적게는 10여명, 많게는 30여명이 반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여당 내에서도 “아직은 범죄가 확정되지 않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 아니냐”는 옹호론이 있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