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호 태풍 ‘곤파스’] 정부, 태풍 대응 우왕좌왕
입력 2010-09-03 00:54
사상 최대 규모 정전사태에 피해 집계를 엉터리로 하는 등 태풍 ‘곤파스’로 큰 피해가 발생한데는 정부의 늑장대응이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168만1227가구가 정전으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태풍으로 인해 이날 오전 8시 현재 1만7504가구, 오전 11시 6만2534가구가 정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전이 집계한 정전 가구수는 이보다 훨씬 많았다. 한전은 오전 9시 115만4000가구, 오전 11시에는 146만7000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겼다고 밝혔다. 오후 5시에는 정전 가구수가 156만7000가구로 늘었다가 오후 10시 반 현재 168만1227가구로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뒤늦게 정전피해 가구를 한전의 집계대로 수정했다.
대책본부와 한전이 협업 체제를 구축하지 못한 탓에 서로 다른 집계가 나왔던 것이다.
이 때문에 대규모 정전 사태로 국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음에도 대책본부는 복구 지원 등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출근시간대에 전철이 멈춰 섰고 가로수가 뽑혀 나가 차로에 나뒹굴면서 서울 시내 교통은 큰 혼잡이 발생했지만, 긴급 복구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태풍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자연현상이어서 상륙 시간과 피해규모 등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