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인사 ‘새바람’… 주민센터→사무관 승진
입력 2010-09-02 20:44
울산 북구가 윤종오 구청장 취임이후 새롭고 다양한 행정 실험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북구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동 주민센터 직원을 위한 새로운 공무원 평정 제도를 도입한다고 2일 밝혔다. 이를 통해 근무성적 평정 점수가 높은 부서만 선호하는 구청내의 잘못된 인사 풍토를 깨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북구는 올해 12월부터 동 주민센터 직원들의 근무성적 평정 점수를 높이기 위해 ‘가상 실·국’을 개설하기로 했다. 북구는 그동안 도시건설국, 생활경제국, 총무국, 기획실·보건소 등 4곳을 평정 단위로 삼아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8개 동 주민센터를 묶은 가상 실·국을 하나 더 추가, 총 5개 단위로 평정을 매기겠다는 것이다.
동 주민센터를 묶은 실·국이 만들어지면 이곳의 평정을 매기는 국장과 부서장이 별도로 생기게 되고 해당 직원들이 평정 점수를 높게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동 주민센터는 그동안 총무국의 최하위 부서로 소속돼 있어 상위 부서인 총무계보다 평정 점수를 잘 받지 못하는 곳으로 취급받아 왔다.
동 주민센터 직원은 7급에서 6급으로 승진할 경우 동 사무장으로 일정기간 근무한 뒤 구청으로 전보돼 5급으로 승진하면 다시 동장으로 부임해 동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것이 일반적 패턴이었다. 때문에 공무원들이 동 주민센터 근무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새 평정 제도가 도입되면 동 주민센터에서도 바로 사무관 승진이 가능하게 돼 인식이 바뀔 것이라고 구 관계자는 전했다.
북구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 예산절감과 사업기간 단축 등을 위해 업무보고서 양식에 대외 추진체계와 연계사업, 공유 부서 등을 명시하도록 했다. 사업을 보다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다. 또 공무원들이 자주 쓰는 ‘시정방침’ 등의 용어에서 ‘방침’이란 표현을 ‘목표’로 바꿔 쓰도록 했다. ‘방침’은 일방통행적 성격이 강한 데 비해 ‘목표’는 같이 나아가자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새로운 시도에 대해 북구청 공무원들은 “새로 취임한 구청장이 지난 10년 동안 지방의회 의원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행정에 새바람을 불어넣으려 하는 것 같다”며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