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속내 뭘까? 美 ‘진정성’ 평가 중
입력 2010-09-02 17:58
미국이 북한의 ‘진정성’을 평가 중이다. 미 정부는 1일(현지시간) 워싱턴을 방문한 중국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로부터 ‘새로운 제안’을 공식 통보받았다. 우다웨이 대표는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새로운 제안을 설명하고 북·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내용도 함께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미국에 전달할 메시지도 포함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앞으로 수주간 어떤 행동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며 “북한이 행동으로 좀 더 건설적인 대화 자세를 보인다면 북한 행동을 평가해본 뒤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응은 북한 행동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크롤리 차관보는 브리핑 도중 몇 차례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표현을 썼다. 대화 전제조건으로는 늘 강조했듯이 도발적 행위 중지, 국제규범 준수, 2005년 9·19 성명에 따른 약속 이행 등을 꼽았다. 특히 그는 “북한이 지금까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북한의 사과도 요구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우다웨이 대표의 북·미 고위급 접촉 제안 여부를 묻자 “중국이 답변할 문제”라고 피해갔다. 하지만 그는 “6자회담 프로세스 안에는 분명히 양자 간 토론 기회가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우다웨이-스타인버그 회담으로 한·미·일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중국의 새 제안과 북·중 정상회담 내용, 김 위원장의 의중 등을 공유하게 됐다.
한·미는 당장 3일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스타인버그 부장관의 회담에서부터 김 위원장 의중을 평가·분석하는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북제재 이행도 투트랙으로 지속될 예정이다.
북한의 진정성에 대한 평가가 계속되면서 이달 중순부터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 중 북·미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크롤리 차관보도 이 기간 중 6자회담 관련국 간 대화를 부인하지 않았다.
조속한 6자회담 재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한·미가 요구하는 수준의 북한 행동 변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한반도 안보위기’ 세미나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고, 김 위원장이 천안함 사태에 대해 적절한 언급을 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조만간 6자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