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만의 재정 클리닉(15)
입력 2010-09-02 15:41
40대 김씨가 준비해야 할 두 가지 자금
40대 중반의 직장인 김순철(가명)씨. 그는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해 250만원을 벌지만 쓰는 돈은 300만원이 넘는다. 치열한 직장에서는 벌써부터 퇴직 압박이 느껴지고 집 살 때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느라 노후 준비는 꿈도 못 꾼다. 아무리 아껴 쓴다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막막한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누구나 다 시키는 얘들 교육비를 줄일 수 도 없는 노릇이고.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했던가! 2년 전에 비상시에만 쓰겠다고 만들었던 마이너스 통장 한도는 벌써 목까지 차올랐다.
대한민국 40대 지출구조의 가장 큰 특징은 교육비 지출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그래서 여타 명목의 투자 여력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
더 늦기 전에 40대가 준비해야 할 두 가지 자금인 교육비와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미래의 교육비 마련을 위해서 현재 준비해야 할 자금의 규모를 미리 계산해 볼 수 있다. 만일 자녀가 현재 초등학생이라면 대학교육을 위해 필요로 하는 자금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약 5,390만 원 가량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연 수익률 8%를 가정한다면 해마다 344만원을 투자해야 하고 이것은 곧 매달 30만 원 가량을 대학교육 자금으로 미리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자녀가 아직 어려서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교육 자금까지 준비해야 한다면 투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다.
아울러 교육비 마련이라는 재무 목표에 이르기 위해 적절한 투자 상품을 선택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때에는 ‘단기상품은 확정금리 위주로, 장기상품은 투자 상품으로’라는 원칙을 따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3년 이내에 사용할 자금이라면 안정적인 확정금리나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이제 또 다른 재무 목표인 노후준비에 대해 알아보자.
40대의 경우엔 당장 지출해야 할 교육비나 고정 지출이 많기 때문에 스스로의 노후를 대비하는 데 소홀하기가 쉽다. 게다가 부족한 교육비와 노후 준비를 위해 보유 중인 부동산을 팔아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40대는 노후준비를 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다. 노후준비는 지속적인 현금 수입을 만드는 일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이다.
국민연금처럼 매달 일정한 금액이 공급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좋은데 왜냐하면 우리의 평균 수명은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날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노후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최대의 적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랑하는 자녀에게 투입되는 교육자금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녀 교육은 대단히 중요하지만 더 늦기 전에 자녀 교육비 이외에 은퇴 후 30년이 넘을지도 모르는 자신의 노후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2030년이 되면 평균수명이 80세를 넘게 되고 90세가 된 부부와 60대의 은퇴한 부부, 그리고 30대의 젊은 부부가 3대를 이루고 있을 때 누가 누구를 부양할 수 있을지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녀교육비 때문에 노후 준비는 엄두도 못 내지만 노후에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고 싶은 40대가 있다면 현명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첫 번째가 바로 교육비 지출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다. 많은 가정에서 노후준비는 자녀 교육보다 후순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녀 교육비 지출은 현재의 소득수준에서 가능한 정도로 제한하고 필요한 노후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또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필요한 규모를 최대한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3억~5억 원을 노후자금으로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가장 많았는데 은퇴 후 기초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입 규모가 월 150만원이라면 15년 후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월 30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매년 이 정도 돈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4억2천만 원 정도를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연 수익률 8% 가정 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저축과 부동산으로 노후준비를 하고 있지만 고령화가 진행되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유동성이 악화될 수 있다. 그리고 저축 상품은 물가상승률을 능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볼 때, 그다지 바람직한 투자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
그래서 노후를 위한 상품선택의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 상품 즉 평생 동안 소득이 공급되는 연금형태가 바람직하다.
둘째, 장기운영에 적합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단기투자 목적인 상품들은 그 나름대로의 목적을 갖고 있지만 노후를 준비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셋째, 적립식 투자를 통하여 투자 위험을 분산시켜 주어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고수익을 올리는 절대 안정적인 금융상품은 없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고 편중된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김진만·보아스파이낸셜클리닉 대표(재정 상담이나 더 많은 자료를 원하시면 www.boazfn.com으로 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