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보다 최소 138년 앞선 금속활자 발견”

입력 2010-09-01 18:26

[쿠키 문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목판인쇄물인 직지심체요절보다 최소 138년 이상 앞선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의 실물이 공개됐다.

경북대 남권희 교수는 1일 서울 인사동 고미술 컬렉션인 다보성고미술이 소장한 금속활자 100여 점을 분석한 결과 이 중 12점이 1377년 활자본으로 간행됐던 직지보다 앞선 13세기 초의 금속활자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는 2일 실물 공개를 하루 앞두고 다보성미술관이 공개한 남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들 금속활자 12점은 삼성출판박물관 소장품으로 고려 고종 26년(1239) 목판본으로 복각한 남명천화상송증도가(보물 758호)의 글자체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남 교수가 주장한 고려시대 금속활자 12글자는 ▲明 ▲所 ▲於 ▲菩 ▲善 ▲平 ▲方 ▲法 ▲我 ▲福 ▲不 ▲子 자다. 1239년 간행된 목판본 남명천화상송증도가에 붙은 당시 무신정권 최고 권력자 최이(崔怡)의 발문에 의하면 그 이전에 고려에서 주자본(鑄子本.금속활자본)으로 간행한 증도가가 있었지만 더 이상 전해지지 않아 최이 자신이 각공(刻工)들에게 이를 목판본으로 복각케 했다.

남 교수는 이번에 발굴한 금속활자 12글자가 글자체 특성으로 볼 때 복각본 목판 인쇄물 증도가가 나오기 전에 있었다는 금속활자본 증도가를 찍어낼 때 사용한 활자임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증도가자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책으로 알려진 직지보다 최소 138년 이상 앞선 금속활자로서 세계 기록문화 역사를 새로 쓸 세계적인 우리의 문화유산”이라고 주장했다. 공인받기 위해서는 국내외 관련 학계의 교차 검증과 비판을 거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은 구한말에 유출되어 지금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직지(1377년)가 꼽히지만 그것을 찍어낼 때 사용한 소위 흥덕사자(興德寺子)라는 금속활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