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最古 추정 금속활자 ‘증도가자’ 발견

입력 2010-09-01 21:36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 목판인쇄물인 직지심체요절보다 138년 이상 앞서는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 실물이 공개됐다. 이 금속활자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공인되면 국사 교과서 관련 기술은 물론이고 세계 인쇄술의 역사 또한 바뀌게 된다.

서지학자인 남권희 경북대 교수는 서울 인사동 고미술 화랑인 다보성이 소장한 금속활자 100여점을 분석한 결과 그 가운데 12점이 1377년 활자본으로 간행된 직지보다 앞선 13세기 초의 금속활자인 ‘증도가자(證道歌字)’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남 교수가 공개한 12자는 明(명) 所(소) 於(어) 菩(배) 善(선) 平(평) 方(방) 法(법) 我(아) 福(복) 不(불) 子(자)로 고려 고종 26년(1239) 목판본으로 복각한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삼성출판박물관 소장·보물 758호)와 글자체가 완전히 일치한다. 당시 무신정권 최고 권력자 최이(崔怡)의 발문에 의하면 그 이전에 고려에서 주자본(금속활자본)으로 간행한 증도가가 있었지만 더 이상 전해지지 않아 각공(刻工)들에게 목판본으로 복각케 했다고 한다.

서양의 구텐베르크가 제작한 ‘42행 성경’보다 78년 앞서 제작된 직지를 인쇄했던 활자는 ‘흥덕사자(興德寺字)’로 실물은 존재하지 않고 상·하권 중 하권만 프랑스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증도가자’는 다보성이 일본 소장가로부터 최근 구입, 환수한 것으로 다보성은 이를 포함한 고미술품 100여점을 2일부터 여는 ‘한일강제병합 100년의 아픔:돌아온 문화재 특별전-우리 문화유산의 지혜와 멋’을 통해 선보인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