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홍 전남도청 행정과장, “순교의 땅 전남에 오시면 신앙이 달라집니다”

입력 2010-09-01 17:47


“전라남도는 순교자의 땅이라 부를 만큼 한국 교회의 순교 정신이 배어 있는 곳입니다. 크리스천들이 기독교 유적지 방문을 통해 깊은 신앙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전남 지역에 흩어져 있던 기독교 순교지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개발해 벨트화시킨 인물이 있다. 장석홍(56·사진) 전남도청 행정과장이다. 장 과장은 지난해 초 신안군 증도의 문준경 전도사 순교지를 연계한 ‘전남 기독교 순교 유적지’를 순례 코스로 만들었다.

코스에는 여수 율촌의 손양원 목사 순교 유적지를 비롯해, 순천 매산, 구례 노고단 및 왕시루봉 선교사 휴양관, 고흥 소록도, 영광 염산, 문준경 전도사 유적지 등으로 연결돼 있다.

장 과장이 유적지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6년 전 영광군 염산면장 시절. 장로로 문항제일교회를 섬기면서도 전남 지역에 기독교 순교 유적지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가 야월교회와 염산교회의 사연을 들으면서다.

“영광군 내에 있는 대부분 교회가 수난을 당했고 많은 순교자를 냈습니다. 특히 야월교회는 성인 신자를 비롯해 주일학교 학생까지 65명의 순교자가 나왔습니다. 또 염산교회는 77명의 순교자를 내는 등 공산군에게 징발당하고 지하에서 신앙생활을 하던 교인들은 무참히 죽어가야 했습니다.”

6·25 전쟁 당시 영광은 한국 기독교 역사상 가장 많은 196명의 순교자를 낸 지역이다. 염산교회와 야월교회는 전남뿐 아니라 한국 기독교 순교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현장으로 오늘날까지 생생한 종교문화 유산을 갖고 있다.

장 과장은 “순교를 모르고 교회만 다녀서는 참 신앙을 모른다”며 “굳이 외국까지 갈 것 없이 국내 유적지를 돌아보는 것으로도 신앙의 차원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현재 유적지 벨트는 광양 기독교 도래지, 광주 양림동 일대 등이 추가됐다. 장 과장에 따르면 2박 3일 정도면 충분히 순교의 의미를 짚어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전남도청 공직자선교회장을 맡고 있는 장 과장은 순교 유적지를 알리기 위해 문준경 전도사 관련 책자를 사비로 구입해 서울 경기지역 50개 교회 목회자들에게 직접 보내기도 했다. 문 전도사 사역을 소개해 설교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