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성결대 총장 김성영 목사, 서사시 ‘백의종군’ 개정 출간
입력 2010-09-01 17:48
한국문학 사상 최대의 장편 서사시로 평가된 ‘백의종군’이 31년 만에 개정판으로 나왔다.
저자인 시인 김성영(전 성결대 총장) 목사는 1972년 ‘현대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온 이듬해부터 집필을 시작해 6년 만에 탈고했고, 79년 200자 원고지 3000장 분량으로 백의종군을 발표했다.
김 목사는 “그러나 정작 이 시를 발표한 뒤 오랜 집필 뒤의 허탈감과 언어의 고갈 상태에서 절필하고 30년 넘게 사실상 붓을 들지 않았다”며 “오히려 신학공부에 몰두해 성결대에서 조직신학 교수와 총장을 역임하는 등 문단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후학 양성과 목회의 길을 걸어왔다”고 회상했다.
이번에 김 목사가 개정판을 내게 된 것은 자신과의 약속 때문이다. 그는 “젊은 날의 열정과 만용이 시적 역량과 시력(詩歷)보다 앞서 작품으로서 미흡한 점을 반드시 개정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며 “아울러 천안함 사태 등으로 국가안보가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로운 지금이야말로 온 국민들이 충무공의 백의종군 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 개정작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저자는 표현상 미숙한 부분을 대대적으로 손질했고, 역사적인 고증도 보완해 각주를 미주로 처리했다. 기독교 입장에서 바라본 백의종군은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기독교적 구원관이 일관성 있게 흐른다. 김 목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전쟁의 와중에 자주 하나님께 기도하는 장면을 작품 속에 재현했다.
“…백의종군/조국이 피에 얼룩진 백의를 입었나니/이 시련과 굴욕의 백의를 감추지 아니하고/그것을 자랑스레 걷어붙이고/어서 가리라, 나의 영원한 조국 바다로/조국 구원의 그날까지/겨레 부활의 그날까지/역사 회복의 그날까지”(제5편 제1장 ‘백의종군’ 중에서)
해군사관학교 교수이자 문학평론가인 최영호 박사는 “이순신이 살았던 시대는 기독교 복음이 이 땅에 들어오기 훨씬 전이지만 그를 선험적인 ‘하나님 의식’을 가진 신앙인으로 보고 그의 구국일념이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에 연유한다고 노래하고 있음을 주목할 만하다”고 평설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