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개헌하려면 지금이 적기”… 개헌론 불지피는 與 국회서 탄력받을까

입력 2010-09-01 18:36

9월 정기국회 개회에 맞춰 정치권에서 또다시 개헌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여권 주류에서 불을 지피고, 민주당도 정략적이지 않다면 논의할 수 있다는 쪽으로 기류 변화가 감지되면서 이번 국회에서 개헌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1일 “개헌을 하려고 하면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취임 인사차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노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구제 개편을 말씀하셨는데 개헌을 하는 것이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 장관은 “임기 초반에 제안하면 장기 집권하려고 한다고 하니 손도 못 댈 것이고, 이제는 대통령이 다시 출마할 것은 아니니까 비판이 적지 않겠느냐”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통령이 정치선진화를 이루겠다는 생각으로 제안한 것이니 국회에서 어떻게 할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의화 국회부의장은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개헌 특위 같은 논의의 장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18대 국회 의원연구단체인 미래한국헌법연구회 공동대표인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도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내년이 개헌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당장 개헌 특위를 구성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박지원 비상대책위 대표는 “정략적 개헌이 아니라 국가백년대계를 생각하는 개헌 문제의 논의가 필요하다면 하겠다”면서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정략적으로 특정인을 막는 개헌 문제에는 일절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발언은 전날 이 장관과 회동을 가진 뒤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여당에선 차기 유력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 측 의원들이 개헌에 부정적이고, 민주당에서도 손학규, 정동영 상임고문이 소극적인 입장이어서 국회 개헌 특위 구성 등 실질적인 조치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많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