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장인에 모두가 속았다…민홍규 “국새 전통기술 모른다” 실토

입력 2010-09-02 00:52


‘국새 의혹’의 당사자인 4대 국새제작단장 민홍규(56)씨가 국새 전통 제조기술을 모른다고 시인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일 “민씨가 국새 주물 제작 능력 등이 없다는 점을 시인하고 2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민씨는 주물 제작 등에 있어 그동안 전통기법을 알고 있으며, 국새 역시 전통기법에 따라 제작했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런 발언이 모두 거짓이었음을 자백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새 제작을 담당한 행정안전부는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민씨가 국새용 금을 빼돌려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했는지는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2일 오후 민씨를 다시 불러 이런 점들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씨는 국새를 만들고 남은 금 800∼900g(시가 4000여만원)으로 정·관계 인사들을 위해 금도장 16개를 만들어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20일 행정안전부로부터 민씨와 국새 주물을 담당한 이창수(46)씨를 사기와 횡령 등 혐의로 수사 의뢰받고 이씨와 행안부 관계자, 4대 국새제작단원 등을 조사했다. 지난 27일에는 민씨의 경기도 이천 공방과 서울 성북동 자택을 압수수색해 이씨가 사용하는 재료 중 전통방식 재료가 거의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이후 민씨가 전통방식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민씨를 상대로 간단한 주물 제작을 시연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경찰은 조사가 끝나는 대로 민씨를 사기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처벌할 방침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