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대치 속 간접대화… 우다웨이 ‘새 제안’ 주목

입력 2010-09-02 01:02

북한과 미국이 간접대화를 시작했다.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중국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미국을 방문, 1일(현지시간)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 등 미 행정부의 한반도 담당 당국자들과 만나 북한 문제를 협의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무부에서 스타인버그 부장관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성 김 6자회담 특사,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가 워싱턴을 방문한 우 대표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 대표의 방문을 “중국과 한반도 현안을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협의하는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우 대표는 방미 전 한국과 일본을 다녀왔다. 그 사이 북·중 정상회담도 열렸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북·미 간 간접대화가 이뤄지는 셈이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이날 “북·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던 내용들이 미국 측에 전달될 것”이라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미국에 전하고 싶은 말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크롤리 차관보도 “다양한 대화가 있을 것”이라며 “중국 측이 며칠 전 (북·중 정상)회담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제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후계 문제 등 내부 사정과 관련, 북한이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미국에 모종의 제안을 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우 대표가 갖고 온 ‘새로운 제안’이 주목된다. 워싱턴의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새로운 제안 내용에 한·미가 관심을 가질 만한 사항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대북제재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한·미가 당장 기존 대북 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북한의 진정한 변화와 함께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북·미 간접대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미·중 대화에 이어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한·미 간 전략적 협의도 이번주 중 이뤄진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의중이 전달되고 중국의 중재와 한·미의 평가가 이뤄지면서, 6자회담 재개 논의가 지금과는 다른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북한의 태도 변화다. 중국이 이번 북·중 회담에서 얼마만큼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냈는지, 이를 바탕으로 어떤 현실성 있는 새로운 제안을 만들었는지가 향후 6자회담 재개 논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