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기밀매 핵심은 장인·사위”
입력 2010-09-01 21:34
미 재무부의 추가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목된 북한의 윤호진(66) 남천강무역회사 대표는 장인인 전병호(84)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와 함께 북한의 무기밀매 거래에 핵심 역할을 해 온 인물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윤호진의 남천강무역회사는 겉보기엔 중국 베이징과 선양에 사무실을 둔 민간 무역회사지만, 2003년 독일에서 우라늄 농축에 사용할 알루미늄관을 수입하는 등 북한의 무기 수입과 수출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영어와 독일어에 능통한 윤호진은 1980년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북한 대사로 파견돼 핵사찰 협상에도 참여했다.
더 주목되는 건 전병호 노동당 비서다. WSJ는 전 비서가 옛 소련에서 군사훈련을 받고 김일성 주석 당시 경호대에 근무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그는 1980년대 북한과 사회주의 국가들의 군사교류에 관여하면서 무기 거래에 필요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지금은 북한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 위원이면서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로 제2경제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무기 거래를 담당하는 제2경제위는 이를 통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위층의 비자금을 조성·관리하는 99호실도 관할한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유엔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제2경제위는 북한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관련 기술 개발에도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천안함 사건에도 99호실이 관련된 것으로 유엔은 보고 있다.
WSJ는 익명의 전·현직 미국 관료와 유엔 군축실 관계자, 아시아의 정보 분석가 등의 증언을 종합해 윤호진과 전 비서가 아시아·유럽·중동 지역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고, 자금 이동을 위해 동남아 일본 대만 등의 범죄조직과도 연계하는 등 북한의 무기 거래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인물들이라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시 미 행정부에 근무하면서 북한의 무기 거래를 추적해 온 데이비드 애셔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북한의 핵무기까지 수출하게 될 것”이라면서 “더 늦기 전에 이들의 대량살상무기 거래망을 묶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