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총회반대, 통합과 대화 지속…“교계 분쟁은 예방”

입력 2010-09-01 18:14


오는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 총회를 앞두고 이를 반대하는 그룹의 근황은 어떨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이 전면에 나서 반대운동을 이끌고 있지만 교단 내부에서조차 주체를 놓고 조율이 덜 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예장 고신과 합신, 고려, 고려개혁 등의 중소형교단이 따라오는 분위기다.

우선 반대운동의 중심에 선 예장 합동은 총회장을 지낸 서기행 WCC 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중심으로 오는 9월 총회에서 위원회 활동 연장과 기구 확대를 인준 받을 계획이다. 대책위의 향후 대응방식은 물리적 저지가 아닌 신학 검증과 홍보 수준으로 설정해 놓았다.

서 위원장은 1일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WCC 대책 결의대회’에서 “2013년 WCC 부산총회 전까지 대책위원을 범 교단적으로 구성해 자유주의적이고 종교다원주의적 운동을 저지하겠다”면서 “총회 유치를 적극 반대하되 다만 외부에 기독교 분쟁으로 비치는 것을 우려해 물리적이고 집단적인 반대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총신대와 칼빈대, 대신대, 광신대 등 교단 산하 신학교 교수들의 WCC 반대 성명서를 이끌어낸 대책위는 WCC 총회 유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예장 통합 인사들을 대상으로 설득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예장 통합 내 일부 보수적인 인사들은 WCC 신학을 반대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진보적 성향이 강한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분명한 선을 긋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교단이면서도 한국기독교WCC반대대책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홍재철(경서교회) 목사와는 의견 조율이 덜 된 상태다. 홍 목사는 “WCC 총회를 반대하는 보수적인 교단을 모아 운동을 처음 시작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예장 합동 내에서 나를 배제하려는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면서 “예정대로 오는 16일 WCC의 실체를 알리는 책의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논란이 일자 지덕 전 기침 총회장은 결의대회 공개석상에서 “예장 합동의 가장 큰 특징은 소통이 잘 안 되고 단합된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예장 합동 외의 중소형 교단은 교단 내 대책위원회는 꾸렸지만 성명서를 발표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