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J, 뉘른베르크 재판 음성기록 인터넷에 공개된다

입력 2010-08-31 21:36

제2차 세계대전 나치 전범을 다룬 역사적인 뉘른베르크 재판의 녹음테이프가 디지털 작업을 거쳐 인터넷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약 2000개에 달하는 비닐 테이프에 저장된 수백 시간 분량의 뉘른베르크 전범재판 음성 기록을 올 연말부터 디지털 자료 형태로 변환하는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31일 스위스 국제방송이 보도했다. 이를 위해 3년 전 스위스 프리부르 공과대학에 기술 지원을 요청했고, 최근 공식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나치 고위 장교 22명에 대한 뉘른베르크 재판은 1945∼1946년 진행됐다. 헤르만 괴링, 루돌프 헤스, 요아킴 폰 리펜트로프 등이 재판 대상이 됐고, 아돌프 히틀러의 부관이었던 마르틴 루드비히 보어만도 궐석 재판을 받았다.

뉘른베르크 재판은 이후 발생한 전쟁범죄에 대한 재판과 국제형사재판소 운영에 기초를 닦은 역사적인 재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리부르 공대 오타르 욘센 교수는 “재판 기록들은 약 5년 전 저장실에서 발견되기까지는 헤이그에서 거의 잊혀진 자료였다”며 “전체 재판기록을 모두 디지털화함으로써 인터넷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하기 위한 작업은 처음 시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부르 공대는 오래된 아날로그 음성 기록을 디지털 파일 형태로 보전하기 위해 세계 유일의 혁신적인 ‘비주얼 오디오’ 시스템을 활용할 예정이다. 2500 메가픽셀의 해상도를 지닌 디지털 카메라와 조명장비를 갖춘 기기가 음성 신호 형태를 분석해 스캔한 뒤 정교한 디지털 음파를 컴퓨터에 재생하는 과정을 거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