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임·단협, 20년 만에 무파업 '잠정 합의'

입력 2010-09-01 00:27

기아자동차 노사가 31일 2010년 임금·단체협상안에 대한 잠정합의에 성공했다. 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 시행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던 노사가 20년 만에 무파업 합의를 이끌어낸 것이다.

기아차 노사는 이날 경기도 광명시 소하리공장에서 진행된 18차 본교섭에서 개정된 노사관계법에 따라 노조 전임자수를 21명으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회사는 전임자 21명에게 급여를 지급하되. 전임수당은 폐지키로 했다. 무급 전임자 처우에 대해서는 향후 노사 합의로 결정키로 의견을 모았다.

노사는 또 임협 부문에서 기본급 7만9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생계비·격려금 등 성과일시금 300%+500만원 지급, 신차 성공과 생산·판매 향상을 위한 회사주식 120주 지급 등에 합의했다. 단협 부문에서는 노사 고용보장합의서 체결에 따라 현재 시점에서 전 종업원의 고용을 보장키로 했다. 이 같은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2일 5개 지회별로 동시 실시된다.

당초 노조는 지난 4월 30일 올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지만, 사측은 개정된 노사관계법을 이유로 교섭 자체를 거부해 왔다. 하지만 타임오프제를 둘러싼 노동계와 재계의 ‘대리전’이라는 여론 악화 등 부담이 커지자 노사는 8월 11일부터 교섭을 시작, 20일 만에 타임오프제 등에 대해 전격 합의에 성공했다.

사측 관계자는 “최악의 여건에서 임·단협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타임오프 문제를 해결하고 고용보장에 합의하는 등 노사가 집중력과 지혜를 발휘했다”면서 “이로써 20년 연속파업의 고리를 끊고 올해 자동차업계 전체 무파업이라는 역사적 기록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어느 해보다 어렵게 진행된 올 임·단협에서 기아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무파업 합의를 했다”며 “동종사와 차별을 막고 최대 실적에 맞는 성과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