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표 경선 출마” 승부수 띄운 오자와

입력 2010-08-31 21:49

일본의 집권 민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영원한 ‘승부사’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사진) 전 간사장이 1인자 자리를 향한 한판 승부수를 띄웠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당 대표 경선 일정 공시(9월 1일) 하루 전인 31일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와 마지막 회담을 가진 뒤 도쿄 민주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달 14일 열리는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두 사람은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결국 당 분열 오나=한때 오자와 전 간사장이 집권당 권력구조 개편을 전제로 대표경선 불출마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도 당 분열만은 막자며 중재에 나섰다. 전날 하토야마 전 총리는 간 총리와 만나 당을 결집시키기 위한 트로이카(간-오자와-하토야마) 체제에 고시이시 아즈마(輿石東) 민주당 참의원 의원회장을 포함한 4인 체제를 요청했다. 간 총리도 이를 수용했다.

이날 오전에도 하토야마 전 총리와 오자와 전 간사장, 고시이시 의원회장이 회동해 경선을 논의했다. 당을 양분 상태로 끌고 가는 상황만은 피해 달듯 두 라는 하토야마 전 총리의 뜻에 따라 두 사람은 어렵게 만남을 가졌지만 결과는 기대와는 반대로 나왔다. 이를 의식한 사람은 “선거 후 힘을 합해 당 단합에 협조하겠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결과에 상관없이 득보다 실이 많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간 총리가 질 경우 임기 3개월의 단명 총리란 오명을 쓰게 되고 오자와 전 간사장도 당내 입지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를 지지하는 그룹이 정면충돌하면서 선거 결과에 따라 여당의 분열과 야당과의 이합집산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오자와의 ‘마이웨이’ 배경=오자와는 “하토야마 전 총리가 민주당 합당 때의 원점으로 돌아가 당을 하나로 모으는 거당(擧黨)체제를 제안했지만 간 총리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다”며 회담 결렬의 책임을 간 총리에게 돌렸다.

현지 언론은 간 총리가 정권 출범 초기부터 지속해온 ‘반(反)오자와 노선’의 뜻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교도통신은 오자와 전 간사장의 당내 지분 보장과 일부 인사 경질 요구를 간 총리가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간 총리가 “적재적소에 인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거당체제”라며 “국민의 눈이 미치지 않는 밀실 인사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