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용산역세권 사업 경영권 포기… AMC 지분 45.1% 반납 수용
입력 2010-08-31 18:08
삼성물산이 결국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의 경영권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삼성물산은 31일 “자산관리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AMC)의 구조개편과 관련,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등 드림허브 대주주사들의 요구를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AMC 지분 45.1%를 반납해야 한다. 다만 드림허브 출자지분 6.4%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액주주 자격은 지닌다. 또 철도시설이전공사 및 토양오염정화사업과 17개 건설 투자자 지분에 따라 배정되는 5400억원의 시공권도 유지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출자사들로 구성된 드림허브PFV는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어 삼성물산의 AMC 지분 반납을 요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삼성물산이 응하지 않을 경우, 이사회는 오는 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삼성물산의 경영권 행사를 배제키로 한 바 있다. 삼성물산은 경영권 포기선언에 대해 “이번 결정은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고자 드림허브 이사회 의결을 존중한 것”이라며 “우리 측은 합리적인 자금조달 방안을 제시했지만, 건설 투자자만의 지급보증을 요구하는 대주주사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이 경영권을 포기하면서 코레일이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의 전면에 나서게 됐다. 땅주인이자 최대 주주인 코레일 측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어느 정도 예상한 수순”이라며 “앞으로 삼성물산도 이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일정한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새로운 자산관리회사를 구성하기 위한 임시 주총을 오는 8일 개최한다. 이어 13일 건설 투자자 모집공고, 11월 건설 투자사 선정에 이어 연내에 새로운 AMC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문제는 삼성물산을 대신할 새로운 건설 투자자 모집이 순조로울지 여부다. 코레일 측은 “랜드마크 건물 선매입 조건을 제시한 만큼 투자자 모집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레일은 당초 삼성물산이 사업 주도권을 내려놓고 AMC 구조개편이 차질 없이 이뤄지면 4조5000억원대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을 선매입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 이른바 ‘빅 10’ 건설사들의 사업 참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들 건설사 관계자들은 “현재로서는 사업 참여 여부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일각에서는 건설 투자자 모집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사업 파행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