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 시대?… 구글·애플 시장 본격 진출
입력 2010-08-31 19:52
구글과 애플의 스마트TV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방송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 미 법무부가 케이블TV업체 콤캐스트가 방송·영화 제작업체인 NBC유니버설 경영권을 인수한 것과 관련, 인터넷 동영상 시장의 성장을 제한할 수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망과 인터넷망을 운영하는 콤캐스트가 콘텐츠 제작업체까지 인수한 게 독과점은 아닌지 검토한다는 거다.
WSJ는 “새롭게 떠오르는 스마트TV 산업에 정부가 개입한 첫 사례”라면서 “법무부의 결정에 따라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가 연간 70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 TV산업에 직접 진출할지 아니면 하나의 부속 서비스 형태가 될지 오랜 논쟁에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TV는 TV와 인터넷을 결합한 미디어다. TV와 인터넷의 결합 방식에 따라 셋톱박스 방식, 오버더톱(OTT) 방식, 원격장비 방식, 커넥트TV 방식, 게임기나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인터넷과 연결하는 방식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구글과 애플은 각각 1일 OTT 방식의 스마트TV 사업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구글은 유튜브 동영상을 TV를 통해 검색해 볼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애플은 TV에서도 아이튠스의 음악과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영화 등을 유료로 내려받아 사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도 영화사나 방송국과 콘텐츠 공급 계약을 서두르고 있다.
NBC유니버설을 인수한 콤캐스트가 ‘해리포터’나 ‘킹콩’ 같은 유니버설스튜디오의 영화를 자신들의 가입자에게만 제공한다면 OTT 사업자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콤캐스트 입장에선 거대 인터넷기업에 맞서 어떤 형태로든 자신들의 안방을 지켜야 할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4년까지 스마트TV가 전체 TV시장의 60%를 차지, 3DTV를 넘는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누가 먼저 스마트TV 시장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콘텐츠부터 네트워크, 제조업체까지 영상·통신 산업의 판도가 달라진다.
미 법무부의 결정에 인터넷업체나 케이블TV업체뿐 아니라 삼성 LG 소니 등 TV 제조사, 나아가 건설업체까지 운명이 엇갈릴 수 있다. 영상칩 설계업체 시그마디자인의 마이클 바이스먼 부사장은 “기술개발은 끝났고 산업 융합은 이미 시작됐다”며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술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