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페루 FTA 타결] 당장의 교역보다 자원개발 협력에 더 큰 기대
입력 2010-08-31 18:11
페루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칠레에 이어 새로운 중남미 시장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페루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경제성장률 평균값은 6.8%로 중남미 주요 나라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 위기로 중남미 국가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을 때도 0.9% 성장하는 등 꾸준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또 지난 5년간 수입 시장 성장률이 20.0%인데다 외국인 투자 역시 30%가 넘어 중남미 국가 중 성장잠재력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미국, 중국과도 FTA가 발효된 상태다.
교역 구조도 한국이 공산품을 수출하고 원자재, 농수산물을 수입해오는 한국의 전형적인 무역형태로 앞서 FTA가 발효된 칠레와 비슷하다. 지리적으로도 페루는 에콰도르와 볼리비아,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주변 지역 진출이 쉽다. 중남미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와의 교역 규모는 9위다.
한국과 수출 품목이 상당수 겹치는 일본보다 한 발 먼저 FTA를 체결함으로써 시장 선점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은 페루와 FTA 협상을 추진 중이지만 막판 진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당장의 교역 증대보다도 자원개발 진출 확대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페루는 구리와 아연, 주석과 납 등 주요 광물 매장량이 세계 5위 안에 드는 광물 자원 대국인 데다 석유와 가스도 갖고 있다. 실제 올해 7월까지 페루에서 우리나라가 수입한 구리(40.5%)와 아연(23.5%), 납(19.5%) 등은 전체 수입량의 80%를 넘어설 정도다.
중장기적으로 페루 현지에 자원개발 진출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페루에는 한국석유공사와 SK에너지 등이 진출해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한국은 페루 유전개발에 8억 달러 정도 투자했다”며 “양국 간 에너지, 광물자원 협력 강화 방침에 따라 자원분야에서 현지 진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개발된 자원의 운송과 관련된 파이프라인 설치공사나 항구개발 분야도 한국 기업의 진출이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