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경제 60년의 성과 이어가려면
입력 2010-08-31 18:50
‘한국경제 60년사’ 편찬위원회가 책 발간에 앞서 30일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을 초청해 국제 콘퍼런스를 열었다. 우리의 경제발전사를 구체적으로 꼼꼼히 따져보는 일은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대단히 의미 있는 작업이다.
앤 크루거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한국경제의 성공 요인으로 시장지향성, 적절한 정부 개입 그리고 행운을 꼽았다. 한국의 개발연대 초기는 세계경제가 황금기를 구가하던 때와 겹친다는 점에서 행운을 거론했을 터이나 그의 강조점은 시장주의에 입각한 수출주도형 정책인 것으로 보인다.
그 외 전문가들은 성공 요인으로 지도자들의 헌신적 노력, 실용주의, 중화학공업 위주의 정책 그리고 이에 적극 호응했던 기업가정신 등을 지적했다. 이들의 주장은 한국경제가 앞으로도 계속 다져가야 할 것, 바꿔야 할 것, 새롭게 추구해야 할 것 등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다져가야 할 것은 시장지향성 강화, 민주주의 중시, 기업가정신 고양 등이다. 특히 기업가정신은 매우 중요하다. 신사업 투자 및 신시장 개척은 적극적인 기업가정신이 밑받침될 때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적절한 개입도 지속성장을 위한 의제 개발, 특정 분야에 대한 집중투자 유도 목적의 정책 지원은 여전히 필요하다.
다만 과거 정부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폐단은 경계해야 한다. 관치금융, 특정 기업집단 편들기 식의 정책지원 등은 대표적으로 바꿔가야 할 것들이다. 수출주도형 성공신화가 오늘날 수출 대기업과 내수 중소기업의 이중구조,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를 낳고 있기에 이 또한 바꿔가야 할 문제다.
새롭게 추구해야 할 것은 한국경제의 창조성이다. 지금까지 한국경제는 선진기술 의존형의 이른바 선진국 벤치마킹 시스템이 주였다면 이제부터는 독자적인 기술 축적을 통한 기술선도형 경제로 탈바꿈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의 인구구조 변화가 압축성장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감안해 철저한 대책을 추진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한국경제 60년사 이후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