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죽음의 문턱 오갔지만 거의 회복… 反核 관심”

입력 2010-08-31 19:09

“죽음의 문턱을 오갔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밝힌 지난 4년간의 투병 소회다.

카스트로는 좌파 멕시코 신문 ‘라 호르나다’와의 30일자 인터뷰에서 “4년 전 응급 수술을 받을 때는 걷는 것은 물론 더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고 미 CNN방송이 인용 보도했다.

84세인 카스트로는 5시간의 인터뷰에서 “주변에 뭔지도 모르는 기계만 보이는 상태에서 침대에 누워 지냈다”며 “고통이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었고, 그때 유일하게 바랐던 건 세상이 작동을 멈추고 서버리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구체적인 병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2006년 7월 장(腸) 질환으로 응급 수술을 받은 뒤 여러 차례 후속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스트로는 “지금 사라지고 싶지는 않다. 지구가 생겨난 이후 가장 흥미롭고 위험한 국면에 들어서 있다”며 “나는 아직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카스트로가 관심을 표명한 분야는 핵전쟁 억지 분야에서의 활동이다. 그는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와 관련해 “반핵 운동을 조직해 그 엄청난 위협을 피하도록 국제적으로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이란을 계속 압박할 경우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였다.

카스트로는 끝으로 “수개월간 병상 생활로 약해졌던 다리에 힘도 붙었고 살집도 다시 올랐다”며 “몸무게는 아주 심각한 상태였을 때의 66㎏에서 이제는 86㎏으로 늘어나는 등 순조롭게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4년간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던 카스트로는 지난달부터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이번 인터뷰는 이달 초 베네수엘라 TV에 이어 두 번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