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홍택 KIST 원장 취임 1년 기자간담회… “상위권 연구소 도약 위해 기부금 받을 것”
입력 2010-08-31 21:12
“2015년까지 세계 상위권 연구소 진입을 목표로 1000억원 규모의 발전기금을 모금할 계획입니다.”
이공계 정부출연연구소 최초의 외국인 원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홍택(68·사진) 원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미국 국적의 재미교포인 한 원장은 31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년간 내부 조직과 제도의 변화를 통해 KIST가 글로벌 연구소로 재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그는 “하지만 정부 지원금만으로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제한이 있어 대학처럼 개인, 기업 등으로부터 기부금을 받는 형식으로 발전기금을 조성해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기금은 해외 우수 연구자 체류를 위한 ‘글로벌 빌리지’ 조성, 저명 과학자 이름을 딴 실험실 건립, 석좌 연구원제 운영 등에 쓸 예정이다.
미국 UCLA 석좌 교수를 하다 지난해 8월 27일 KIST의 수장을 맡은 한 원장은 44년 역사의 국내 최초 종합연구소의 시스템을 하루아침에 변화시키는 일이 녹록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한 원장은 “하지만 직원들과 끊임없는 대화와 설득을 통해 바꿔 나갔고 개선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짧은 기간 중점연구 분야를 녹색, 실버, 융복합 기술로 재편하고 해외 석학 영입, 우수 박사후 과정(Post-doc) 유치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원장은 향후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네트워크(개방형 R&D혁신)’를 통해 연구실의 벽을 허물어 해외 우수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국방 R&D에도 적극 참여하는 한편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해 보유 기술의 산업화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