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옹기 제작” 울주군의 옹고집, 예산 고갈에 희망근로 사업비 전용

입력 2010-08-31 21:37

울산 울주군이 9월말 개최될 울산세계옹기엑스포를 기념하기 위해 희망근로프로젝트 사업비 일부를 유용, 세계최대 옹기제작에 나서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울주군은 9월 30일부터 1개월간 열리는 세계옹기엑스포를 앞두고 2008년부터 1억2000만원을 들여 높이 240㎝, 최대 둘레 505㎝의 세계 최대 옹기 제작에 들어갔다고 31일 밝혔다.

하지만 군이 옹기협회에 지원하는 총 1억2000만원 중 옹기 제작비용은 2500만원에 불과하고 기네스북에 등재하기 위해 한국기록원에 제공하는 비용이 9500만원에 달한다. 배보다 배꼽이 큰 모양새다.

군과 협회는 최대 옹기 제작에 4차례 실패한데 이어 지난 4월 5번째 도전해 ‘날옹기’(가마에 굽기전에 흙으로 완성한 옹기)를 만드는데 성공했으나 마지막 단계인 굽기과정에서 가마 지붕이 내려앉으면서 날옹기도 파손돼 실패했다.

군과 협회는 이번에 다시 6번째 도전하기로 했다. 하지만 4번째 도전 때 이미 마련된 예산을 다 써버려 5번째부터는 옹기협회에서 제작비용을 부담했다. 1번 도전할 때마다 재료비와 인건비 등으로 약 600만원이 소요됐다고 울주군측은 밝혔다.

문제는 앞서 5번째 도전 과정에서 파손된 대형 가마 지붕의 수리비용으로 3000만원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군은 희망근로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이라며 ‘옹기마을 환경개선 사업 추진계획’을 만들어 예산 3000만원을 지원했다. 희망근로프로젝트는 정부가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소비진작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인데 이 예산을 옹기엑스포 랜드마크 제작비로 사용한 것이다.

더욱이 울주군은 사업계획서를 짜면서 예산 3000만원에 재료비 2200만원과 희망근로인부 8명의 인건비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보 취재결과 3000만원 전액이 재료비로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계획서에 올린 희망근로인부 8명은 기왕에 옹기마을에서 희망근로사업을 하고 있는 인원을 활용한 것에 불과했다.

군 관계자는 “상반기 희망근로사업이 끝나는 시점에서 사업비가 남아 옹기 제작에 지원을 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