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극복 한국교회 대안은 무엇인가… 아기 울음소리 그치지 않게 안전망 만들자

입력 2010-08-31 17:56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지는 날이 온다면? 그것은 인류재앙의 서곡일 것이다. 한국 사회의 저출산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981년 2.57명에서 1998년 1.45명으로 낮아졌고, 2005년엔 1.0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한 뒤 줄곧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2009년 출산율은 1.15명이다. 성경은 자녀를 전통(화살통)을 채우고 있는 화살에 비유한다. 그 수가 많음이 축복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그 전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 저희가 성문에서 그 원수와 말할 때에 수치를 당치 아니하리로다”(시 127:5)

이는 하버드대의 새뮤얼 헌팅턴 교수가 ‘문명의 충돌’이란 저서에서 “지난 50년 동안 기독교가 47%의 성장을 보인 데 반해 이슬람교는 무려 500%의 성장을 해왔다”고 말한 것에서 실감나게 다가온다. 무슬림은 일부다처제로 산아제한을 하지 않으며 정책적으로 인구 증가를 장려하는 반면 서구는 저출산의 영향으로 점차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즉 기독교 인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구의 저출산은 크리스천 인구 감소로 이어지며, 세상 문화와 대응할 화살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출산장려운동에 앞서 저출산이 주는 선교적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는 것이 교계의 목소리다. 김재만(초이스태교연구원) 목사는 “주일학교에 출석하는 어린이들의 숫자를 통해 한국교회의 위기지수를 가늠할 수 있다”며 “기독교 문화시장이 줄어들고 사회, 문화, 선교적 역량의 위축을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교회적 대안은 있는 것일까?

한국교회는 저출산 예방을 위한 가장 좋은 대안을 갖고 있는 공동체이다. 한국교회는 저출산 예방운동을 교회 강단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목회자들은 출산을 장려하기에 앞서 성도들에게 가족관계가 주는 기쁨과 영적인 의미를 수시로 선포해야 한다. 또 가정사역자들은 교회에 신혼부부학교, 젊은부부학교, 부부성장학교 등을 마련해 물질과 비교할 수 없는 가정의 소중한 가치를 심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결혼과 가정, 자녀와 육아에 대한 의미와 중요성을 일깨울 수 있는 결혼예비교육 강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의수(사랑패밀리센터) 목사는 “결혼예비교실을 통해 성경적 가정의 의미를 배우면 자녀교육은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부부관계의 문제란 것을 알게 된다”며 “부부가 서로 화목하고 역할 분담을 잘 이룬다면 자녀양육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기독교인을 위한 출산·양육 관련 설교집 1만여권을 올해 전국 교회에 보급했다. 또 건강한 부부관계가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행복한 결혼학교 프로그램’을 만들고 결혼예비학교 지도자 양성을 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조기연 목사는 “교회 인구가 감소한다는 우려에서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 확장을 스스로 포기한다는 관점에서 저출산 예방운동을 펼쳐야 한다”며 “한기총은 행복한 가정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행복한 부부, 행복한 가정을 위한 세미나를 한국교회에 보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교회는 출산장려 및 자녀양육을 저해하는 사회 환경을 예방하는 활동에도 참여해야 한다. 낙태반대운동, 가족관계를 해치는 기업문화에 대한 각종 제안 활동, 정부의 출산정책에 대한 감시활동 등에 한국교회가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대 여성들에게 일과 가정의 양립이 중요한 만큼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중요하다. 대한기독교여성절제회는 “출산 직후 경제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국가에서 무상 산후조리를 지원하고 여건이 되지 않는 출산여성을 위해 산후조리 도우미를 무상 파견하는 제도를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음주를 권하는 직장문화가 지양될 때 남성 여성 모두 건강한 마음과 몸으로 건강한 가정을 돌볼 수 있으며, 남성들의 육아·가사 분담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교회는 울타리를 낮추어 영·유아 보육시설을 제공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공동체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최귀석(행복으로가는교회) 목사는 “전국 어느 곳에나 세워져 있는 교회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탁아시설을 개설한다면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선교의 장도 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설을 갖추고 있는 교회가 주중에 교회를 개방해 영·유아 보육에 앞장선다면 우리 사회의 저출산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교회 희망인 어린이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양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출산장려국민운동본부(총재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현재 한국교회와 협력해 영·유아 보육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운동본부는 올해 안에 서울 광림교회를 시작으로 전국 50개 교회에 영·유아 보육시설을 설립하기로 했다. 또 운동본부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저출산 문제에 대한 자료를 한국교회에 제공하고, 여성 NGO들과 연대해 다문화, 미혼모 등 소외된 가정을 돌볼 계획이다.

복음의 그루터기를 만드는 곳인 가정이 없어진다면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가정을 통한 복음의 전수는 어렵다. 목회자들은 성경적 바탕 위에 가정을 바로 세우고 부부가 사랑으로 연합해 하나 되는 가정을 세상에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이요 축복이라고 말한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