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목사, 전·현 PWF회장 대담 “오순절운동은 이미 기독교영성 중심에 진입”
입력 2010-08-31 20:33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제22차 세계오순절대회(Pentecostal World Conference)에선 오순절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다음세대에 신앙을 전수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한국교회사를 세계교회 지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고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성령운동을 계승한 이영훈 목사의 데뷔 무대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세계오순절협의회(PWF·Pentecostal World Fellowship) 회장직에서 물러난 제임스 D 레게트(미국) 목사와 신임 회장 프린스 구너랏남(말레이시아) 목사, 이영훈 목사로부터 세계 오순절 운동의 방향성과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세계 복음주의 운동에서 오순절 운동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제임스 D 레게트 목사=오순절 운동이 이 시대에 특별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교회가 오순절 운동에 의해 시작됐기 때문이다. PWC는 1947년 설립 당시만 해도 그 세력이 미미한 편이어서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후 지속적으로 아주 빠르게 성장하면서 지금은 6억명 이상이 참여하는 교단으로 성장했다. 이런 이유로 여러 교회연합 단체들은 우리를 주요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이번 대회에는 세계교회협의회와 세계복음주의연맹 관계자가 참석했다).
프린스 구너랏남 목사=성령운동에 핵심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교회 역사에서 그동안 따르는 무리가 많았고 꾸준하게 지속돼 온 것이다. 성령운동을 펼치다 보면 세속화 등 다양한 도전에 놓인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성령운동에 초점을 맞추고 왕성하게 펼쳐야 한다고 본다. 나는 글로벌 크리스천 포럼과 말레이시아 교회협의회 등 다양한 단체에서도 활동하고 있는데 오순절 교회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이영훈 목사=하나님은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에 성령의 은혜를 퍼부어 주셨다. 이런 현상은 영국 웨일스와 미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1906년부터 1909년까지 미국 아주사 거리에서 나타난 성령의 역사는 브라질과 칠레, 아르헨티나로 번져나갔다. 그 부흥운동의 불길은 인도에도 영향을 줬으며,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 성령의 역사는 1958년 서울 대조동에 천막교회를 세운 조용기 목사에게 이어지고 결국 세계 최대 교회를 이루게 되었다. 하비 콕스나 몰트만 교수의 지적대로 오순절 성령운동이 기독교 영성의 중심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근래 들어 세계교회협의회 역시 오순절 성령운동에 관심을 갖고 교류를 원하고 있다.
-조용기 목사가 펼친 성령운동은 세계교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가.
레게트=조 목사의 가장 큰 역할은 세계 최대 교회를 기반으로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성령운동의 중요성을 인식시켰다는 것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성령운동은 PWF의 중요한 영적 흐름이자 세계복음주의 운동의 주요한 운동이다. 현대 교회는 말씀에 근거한 복음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고 있다.
구너랏남=사실 나는 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번에 내가 PWF 회장이 될 수 있었던 것도 그분의 덕택이다. 그분을 통해 오순절 운동을 접할 수 있었고 나아갈 방향까지 얻었다. 그는 세계 오순절 성령운동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영향을 받았고 전 세계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매우 감사하다.
이영훈=국내적으로 봤을 때 조 목사가 주창한 수요 아침예배와 금요 철야예배, 구역조직, 산상기도회, 방송·문서선교를 한국교회에 정착시켰다고 봐도 무방하다. 조 목사의 성령운동은 한국교회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1976년 국제교회성장원(Church Growth International)을 설립해 성령 충만을 통한 양적·질적 성장의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에든버러 2010선교대회’에서도 조 목사의 성령운동이 소개됐다.
-이영훈 목사가 겸손과 섬김의 원칙 아래 오순절 교단의 방향성으로 제시한 ‘기도와 말씀, 사회구원, 연합, 선교’에 대해 평가해 달라.
레게트=그가 주창한 오순절 운동의 방향성은 기도와 회개, 말씀에 기초한 것이다. 그리고 복음을 이웃과 나누라는 것이다. 한국적인 기도방법과 메시지가 이번 74개국 1900여명의 세계교회 지도자들에게 강한 임팩트를 줬다고 본다.
구너랏남=메시지가 매우 좋았다. 사실 그것은 성령운동의 기초를 단단케하는 비결이다. 우리는 말씀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파악한다. 그곳엔 성령의 강한 역사가 일어나게 돼 있다.
-한국교회에 거는 기대감이 있다면.
구너랏남=오늘날 세계교회가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교회를 주목하고 있다. 그중에서 한국교회는 많은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PWF도 한국의 참여를 환영한다. 탁월한 리더십을 기대해 본다(PWF는 이번 대회에서 미국 캐나다 스웨덴 인도 교회 등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에 한국교회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레게트=한국교회는 조용기 목사처럼 전 세계 교회에 도움을 주는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아이디어와 리더십, 비전을 갖고 있는 코리아를 바라보고 있다.
스톡홀름=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