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초교 21% 범죄 무방비
입력 2010-08-30 18:16
서울지역 초등학교 5곳 중 1곳 이상이 아동성범죄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범죄취약 초등학교(취약 학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취약 학교가 가장 많이 밀집한 곳은 강서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30일 경찰청에 따르면 서울 시내 취약 학교는 전체 587곳 중 124곳(21.1%)이었다. 취약 학교는 학교 주변 성범죄자 거주 인원과 범죄 발생 빈도, CCTV와 가로등 설치 현황, 유해업소 밀집 여부 등을 기준으로 선정됐다.
서울지역 25개 자치구 가운데 취약 학교가 가장 몰려 있는 곳은 강서구로 11곳이 취약 학교로 분류됐다. 노원구와 중구가 각각 8곳으로 뒤를 이었다. 취약 학교가 가장 적은 자치구는 강북구와 종로구였다. 경찰은 강서구의 경우 낙후된 주택가가 많고 유흥업소 밀집 지역도 있어 취약 학교로 선정된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취약 학교로 선정된 곳은 5858곳 중 1212곳(20.7%)이었다. 시·도별로는 경기도가 238곳으로 가장 많고 서울(124곳), 경북(103곳), 경남(103곳), 전남(93곳), 충남(86곳) 순이었다.
초등학교 4497곳(76.8%)에는 퇴직 경찰관 등으로 구성된 ‘배움터지킴이’가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방범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이들 학교 학생들이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취약 학교 선정을 위한 방범진단은 지난 6월 14∼30일 경찰과 학교, 지역교육청 관계자 6만7289명이 동원돼 이뤄졌다.
경찰은 지난 22일 A초등학교에서 정신지체 장애가 있는 5학년 여학생이 성폭행을 당한 사건과 관련해 A초등학교가 방범진단을 통해 취약 학교로 통보받고도 범죄 예방에 소홀했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발생한 교내 현관에 CCTV 설치를 권유했으나 학교 측이 무시했다는 것이다. 사건 당시 A초등학교에는 배움터지킴이도 배치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방범진단이 진행 중이던 지난 6월 21일 A초등학교 측에 학교 인근 공원에 비행 청소년의 왕래가 많고 CCTV 사각지대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며 “이후 취약 학교로 지정해 통보했지만 해당 학교와 교육청이 문제점을 전혀 개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