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매몰 광부, 떨어지는 돌조각과도 싸워야
입력 2010-08-30 18:16
무너진 탄광에 갇힌 칠레 광부 33명은 자신들의 생명을 스스로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AP통신은 29일(현지시간) 산호세 광산의 무너진 갱도에 새로운 구멍을 뚫는 작업에 착수하면서 떨어지는 돌조각을 갇혀 있는 광부들이 치워내야 한다고 전했다. 바위 잔해는 무려 3000∼4000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내부에서 이를 제때 정리하지 않으면 구조작업이 상당기간 늦춰질 수밖에 없다.
새로 뚫는 구멍은 지름이 약 66㎝로 사람이 오르내릴 수 있는 크기다. 제대로 진행된다면 2개월 내에 구조가 시작될 수 있다. 다만 그때까지 광부 6명이 하루 24시간 잔해를 치우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구조작업이 최대 4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 로렌스 골번 광업부 장관은 “다양한 구조 방안을 찾고 있지만, 일단 가장 빠른 방법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칠레 정부는 굴착 작업이 안전하다고 강조했지만 100% 확신하긴 어렵다.
광부들은 이미 탈진에 가까울 정도로 지친 상태다. 이날 공개된 새로운 내부 영상에서 광부들은 모두 웃통을 벗고 있었다. 내부가 사우나처럼 뜨겁기 때문이다. 일부는 몸무게가 10㎏이나 줄었다. 광부들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린 엄청 엄청 엄청 잘 있고,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 행복하다(super happy)”며 애타는 가족을 위로하려 애썼다.
광산이 무너진 지난 5일 이후 벌써 25일이 지났다. 현재는 길이 700m의 가는 구멍 3곳을 통해 음식, 약, 옷가지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날부터는 전화 통화도 가능해졌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