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0조엔 시중에 더 푼다

입력 2010-08-31 00:38

일본은행이 경기침체와 엔화 가격 급등에 대한 대책으로 시중 자금공급 규모를 현재의 20조엔에서 30조엔(약 419조4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일본은행은 30일 오전 임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추가 금융완화대책을 확정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은행은 양적 금융완화를 통해 시장의 자금수요를 촉진하기로 하고 자금공급을 확대키로 한 것이다.

기업과 금융기관 등에 대해 적용하는 정책금리는 연간 0.1%의 초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추가 공급되는 10조엔에 대해선 융자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이번 조치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융통이 쉬워지면 추후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 두바이 쇼크 당시 10조엔의 자금공급 확대책을 단행했다. 이어 지난 3월 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이를 20조엔으로 확대한 바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8월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추세는 비슷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최근 엔고와 주가 하락 등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과 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경기 하강이 우려되자 이날 추가 금융완화책을 내놨다. 일본은행은 “향후 경제·물가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다가올 ‘위험’에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엔화 가격 급등이 지속되자 지난 27일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일본은행에 적극적인 금융완화 정책을 주문했었다.

도쿄증시는 이날 일본은행의 금융완화책에 힘입어 9100선을 회복했다. 닛케이(日經)평균주가지수는 지난 주말에 비해 158.20포인트(1.76%) 뛴 9149.26에 마감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로 몰리던 매수세가 주춤해졌다.

일본 정부는 일본은행의 추가 대책에 맞춰 이날 중 경기부양책인 ‘경제대책 기본방침’을 확정하기로 했다.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에 올해 고교·대학 졸업자 취직지원본부를 설치하는 한편 인턴 고용을 8000명에서 2만40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주택 에코포인트제도와 주택론 우대금리를 연장하고, 신성장전략 추진본부를 설치하기로 했다. 재원은 올해 예산 중 남은 예비비 9200억엔을 중심으로 마련하되 필요할 경우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