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타블로 청문회’ 검찰이 끝내길

입력 2010-08-30 17:44

인터넷 공간을 뜨겁게 달군 가수 타블로(한국명 이선웅) 학력시비가 마침내 검찰의 손으로 넘어왔다. 타블로가 최근 자신의 학력 등에 의혹을 제기한 네티즌 22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자 서울중앙지검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와 별개로 타블로 안티집단인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 카페 회원들 역시 같은 내용으로 서울서부지검에 수사를 요청했다.

타블로 논란은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리더인 그가 스탠퍼드대를 우등 졸업했다는 경력이 관심을 끌자 누리꾼들이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타블로가 졸업장, 성적표 등을 공개해도 가짜 시비가 일면서 사태는 커졌고, 지난 5월에 개설된 타진요 카페는 12만5000여명이 가입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타블로 측은 “누리꾼들이 자성하지 않으면 검찰에 고소하겠다”고 경고했고 이후에도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실행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타블로 학력에 대한 진실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논란을 지켜보면서 우려되는 것은 진실을 찾는 방식이 아주 거칠다는 것이다. 더불어 타블로라는 일개 가수의 학력이 그렇게 큰 관심사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진실을 찾는 뜨거운 열정이라고 한다. 단순한 개인의 과거사가 아니라 만연한 거짓과 부조리, 자격 없이 누리는 기득권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타블로는 자신의 재능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연예인일 뿐이다. 직무수행에 도덕성이 필요한 공인이거나, 세금을 쓰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다. 한마디로 집단적으로 매달려 과거를 캐는 청문회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이 음악에 관한 것도 아니다. 표절 등 정직하지 않은 방법으로 인기를 얻었다면 비난 받아도 마땅하지만 지금 논란은 본질에서 비켜나 있다.

그러나 이왕 사이버 공간을 넘어온 이상 검찰은 실체적 진실을 밝혀 민간에서 진행돼온 청문회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검찰 수사는 향후 사이버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사생활 침해와 명예훼손 등에 중대한 기준을 제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