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친박 장관 유임에 실세 차관 지경부 “혼란 생길라” 뒤숭숭

입력 2010-08-30 18:08


‘한 지붕 두 실세?’ 지식경제부 이재훈 장관 후보자의 낙마와 최경환 장관의 유임으로 지경부가 뒤숭숭하다.

최 장관은 개각 발표 이후 국무회의 등을 제외한 외부행사 참여를 최소화하고 새로운 정책 결정을 뒤로 미루며 퇴임 준비를 해 왔다. 그러나 이 후보자가 29일 사퇴의사를 표시했고 청와대가 30일 최 장관의 유임을 밝히면서 상황이 변했다.

앞서 지난 16일 장관 교체를 전제로 ‘왕차관’인 박영준 2차관이 부임해 ‘장관급 취임사’로 업무를 시작했다. 박 차관이 자기 색깔이 약한 이재훈 장관 후보자 이상의 실세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자기 색깔이 강한 최 장관이 유임되면서 박 차관과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구나 최 장관은 대표적인 친박 인사이고 박 차관은 친이 핵심이다.

지경부 한 관계자는 “친박 장관과 친이 차관 사이에서 부 전체가 혼란을 겪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 장관은 친박, 친이를 넘나드는 실세”라며 “이 때문에 박 차관이 마찰을 피하기 위해 조심하겠지만 의욕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생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최 장관은 청와대의 유임결정에 “후임자가 올 때까지 업무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최 장관이 조만간 떠날 사람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일에 착수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일각에선 최 장관의 임기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후임자가 빨리 정해지는 것이 조직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