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회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 스마일재단 민여진 팀장 “장애인 구강치료, 팔 걷고 나섰다”
입력 2010-08-30 19:18
5년 전 40대 초반의 장애인이 스마일재단 사회복지사 민여진(29·사진) 팀장을 찾아왔다. 그는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스마일재단은 2003년 설립된 복지단체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장애인을 대상으로 구강치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말투가 어눌했다. 기초수급대상자인 그는 교통사고로 뇌졸중, 지체장애, 뇌변병 장애에 정신장애까지 앓게 됐다. 말하는 동안 간간이 치아가 보였다. 5개뿐이었다. 그는 밥을 물에 불려 삼키며 하루하루를 지낸다고 했다.
“정부 지원 없이 모금으로만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한 해 50명밖에 도와드리지 못해요. 치료비도 한 명에 200만원이나 되거든요. 안타까운 사연을 지닌 사람이 너무 많아 치아 상태가 최종 선정 기준입니다. 그분은 최종 대상자에서 탈락했어요. 그해 도움을 받은 분은 모두 치아가 2개뿐이었어요.”
그는 이후로도 매년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다행히 3년째 되던 해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치아는 이미 2개밖에 남지 않았다.
30일 오전 서울 무교동 스마일재단 사무실에서 80회 새내기 사회복지상을 수상한 민 팀장을 만났다. 민 팀장은 아무 말 없이 사무실을 나서던 그의 뒷모습을 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당장 도움이 필요한 분은 셀 수 없이 많아요. 그런 분 중에서 장애나 가난 정도를 ‘키 재기’ 해 지원한다는 사실이 너무 괴롭습니다. 하지만 후원금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어요.”
민 팀장은 그런 안타까운 마음이 자신을 움직인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치과의사와 연계해 스케일링 기부 사업을 만들었다. 5만원을 기부한 후원자에게 스케일링 치료 쿠폰을 나눠주는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사망보험금을 재단에 기부하는 기부보험 릴레이 사업도 펼쳤다. 지금까지 15명이 사망보험금 기부를 약속했다.
왜 하필 구강치료냐고 물었다. “치아는 1차 소화기관으로 생존과 직결돼 있어요. 하지만 장애인의 구강건강은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정부 정책이나 제도는 물론 제대로 된 보험체계도 없습니다.”
스마일재단에는 민 팀장을 포함해 모두 4명이 근무한다. 모두 여성이다. 남자도 하기 힘든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다. “후원 통장에 도움을 받았던 분의 이름으로 후원금이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비를 아껴 한 달에 1만원씩 기부합니다. 기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렸지만 요지부동이었어요. 자신들처럼 김치 한번 씹어 먹는 게 소원인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했습니다. 눈물이 핑 돌았어요.”
글=전웅빈 기자, 사진=윤여홍 선임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