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타이양다오 영빈관 투숙 왜… 김일성 무장투쟁 전적지 있는 곳
입력 2010-08-30 21:36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하얼빈(哈爾濱) 쑹화(松花)강의 타이양다오(太陽島) 영빈관에 투숙한 것은 아버지 김일성 전 주석의 항일무장투쟁 활동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원은 30일 “타이양다오는 일제 강점기 김일성을 비롯한 북한과 중국 공산주의자들이 주축이 돼 만주지역에서 항일무장투쟁을 벌였던 ‘동북항일연군’ 기념관이 있는 곳”이라며 “김 위원장이 이곳에 머문 것은 김일성의 항일운동 전적지를 돌아본다는 의미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김일성은 북만주에서는 항일운동을 활발히 하지 않아 그에 관한 유물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함께 활동했던 최용건이나 김책과 관련된 기록들이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일성은 1936년 결성된 동북항일연군에 가담했으며 하얼빈은 당시 깊은 우정을 맺었던 천레이(陳雷) 전 헤이룽장(黑龍江)성 성장의 고향이기도 하다. 김일성은 64년 중국방문 때 하얼빈을 찾아 천 전 성장을 만났다. 천 전 성장을 친아버지처럼 깍듯이 대했던 김정일 위원장은 2006년 천 전 성장이 89세를 일기로 사망하자 조문단을 보냈다. 타이양다오는 섬 전체가 휴양지로 면적은 38㎢에 달한다. 제정 러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아 러시아풍 마을이 들어서 있고, 생태관광지로도 유명하다.
정 연구원은 “한창 무더운 시점에 김 위원장이 상대적으로 덜 더운 북쪽의 하얼빈을 방문해 공기와 경치가 좋은 타이양다오에 투숙하게 된 데에는 아버지의 휴식을 위한 아들 김정은의 배려가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김정은이 이번 방중에 동행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