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재건 50억달러 헛돈 써… 총 비용의 10% 낭비
입력 2010-08-30 18:16
이라크 바그다드 북부 사막 지역에 미국이 건설해 왔던 교도소는 지금 텅 비어 있다.
교도소는 2004년 3월 4000만 달러(약 476억원)의 계약을 체결해 2005년 11월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완공되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3600명의 범죄인을 수용해 교육 및 휴양 시설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무장 세력의 테러 활동이 지속되면서 공사는 결국 보류됐다. 현재 경비원들만 정문 초소를 지키는 상황이다.
미국이 이라크 재건을 위해 엄청난 자금을 투입했지만 이처럼 헛돈만 쓴 경우가 부지기수다. 미국이 이라크전 발발 이후 7년5개월간 이라크 재건에 투입한 500억 달러 중 약 10%인 50억 달러가 낭비됐다고 AP통신이 29일 보도했다. AP는 이라크 재건 활동을 감시해 온 민간단체 ‘워치독’의 회계감사 자료를 인용했으며, 이라크 재건 계획 중 17%가 완수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발표된 300건의 이라크 재건 관련 보고서를 종합해 보면 이마저도 과소평가된 수치라는 게 AP의 분석이다.
1억6500만 달러를 들여 이라크 남부 바스라 지역에 건설 중이던 어린이 병원도 지금 사용 불가 상태다. 무장 세력과 충돌이 빈발한 팔루자 지역에선 1억 달러 규모의 하수도 관리시설 공사가 진행됐지만 폐수는 여전히 길 위로 흐른다.
미국의 이라크 재건 계획 대부분이 미흡한 사전 준비, 중복투자, 잇단 테러로 인한 공사 지연, 현지 주민들의 비협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AP는 분석했다.
미군 관계자는 “사업 수행에 있어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사업 성공을 위해선 이라크인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