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수용소 징용한인 2600명 명단 공개

입력 2010-08-30 18:40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에 징용됐다가 미군의 포로가 돼 하와이수용소에서 생활했던 한반도 출신 2600명의 명부가 공개됐다고 아사히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이 포로 명부는 하와이수용소로 끌려갔던 징용 한국인 포로의 유족이 ‘재일한인역사자료관’에 기증해 일반에 공개됐다. 이 명부에는 1945년 12월 15일이라는 날짜가 기록돼 있다. 하와이수용소에서 발행된 것으로 보이는 주간 ‘자유한인보(自由韓人報)’의 부록으로 추정된다. 자료엔 한국인 포로의 출신지역과 성명이 기재됐고, 출신지는 경상북도, 전라남도 등이 많다.

이 명부의 존재 사실은 1992년부터 알려졌으나 유족이 이를 보관해 오다 “귀중한 자료인 만큼 연구에 활용됐으면 좋겠다”며 기증해 빛을 보게 됐다. 이 명부를 하와이수용소에서 지니고 귀국한 뒤 아이치(愛知)현 오카자키(岡崎)시에 거주했던 재일 한국인 1세가 생전에 “괌에서 미군 포로가 됐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와이 포로수용소엔 남태평양지역에서 미군의 포로가 된 한반도 출신 일제 징용자들이 수용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재일한인역사자료관의 강덕상 관장은 “모든 남방 전선에서 많은 한국인 유골들이 잠자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재 선임기자